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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연극계 성폭력 사례 희곡으로 엮은 ‘불편한 연극’

등록 2019-01-28 15:18수정 2019-01-28 21:21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미투 1년 맞아 예방책자 펴내
“‘불편한 연극’하고 있을 동료들에게 문제 짚어주고파”
책자로 발행된 <불편한 연극>의 모습.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책자로 발행된 <불편한 연극>의 모습.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공연예술 분야의 만연한 성폭력을 폭로하며 터져 나온 연극계 ‘미투(#Me_too)’ 1주년을 맞아 연극인들이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해 실제 성폭력 사례를 희곡 형태로 엮은 교육 책자를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공연예술분야 성폭력에 맞서고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연극인 모임인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성반연)은 22일 “연극계 내부의 성폭력을 예방하고 교육하기 위한 소책자인 <불편한 연극>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불편한 연극>은 실제 극단 등에서 벌어졌던 성폭력 사례를 희곡의 형태로 극화해 엮어낸 모음집이다. 성반연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도움을 받고 여성가족부를 발행처로 삼아 공공 저작물의 형태로 펴냈다.

<불편한 연극>은 연극계에서 발간된 최초의 성폭력 예방교육 책자다. 지난해 2월께 유명 연극인들의 성폭력 사실을 고발하며 시작된 연극계 ‘미투’ 이후 1년 만에 발간됐다. 당시 다수의 여성 연극인들은 ‘미투’를 선언하며 배우 이명행, 연출가 이윤택, 극작가 오태석 등이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후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폭로가 터져 나왔고, 이는 연극계 전반에 공공연히 자리 잡은 성폭력 관행을 세상에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성반연은 <불편한 연극> 발간 취지에 대해 “‘불편한 연극’을 하고 있을 연극인에게, ‘불편한 현장’에서 고민할 동료들에게 ‘이건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분명히 짚어주기 위해 자료집을 펴냈다”며 “(내부 사정을 자세히 모르는) 외부인들에게 연극계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을 고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료집에는 ‘배우의 몸은 도구’라며 추행하거나 상대 배우에게 교태를 부리라고 강요하는 등의 성폭력 사례, 문제 지점에 대한 해설 등이 함께 담겨 있다. 성반연의 한 활동가는 “일부러 일상에 가까운 사례들을 담았다”며 “이제 막 연극을 시작해 누구보다 취약한 위치에 놓인 이들이 무엇이 성폭력인지 인지하고 문제의식을 가질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성반연은 이번 교육 책자가 불러올 효과를 두고 “<불편한 연극>을 통해 무엇이 성폭력인지 자각한다면 당장 바뀌진 않더라도 조금씩 천천히 연극계 성폭력 문제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들은 그러면서 “활동가들이 연극계에서 소위 ‘위치가 좀 있는’ 이들에게 직접 책자를 나눠주기도 한다”며 “(책자를 통해) 성폭력이나 위계폭력이 당연히 견뎌내야 할 관행이 아닌 명백한 폭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불편한 연극>은 서울연극센터와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연습실 등에서 직접 수령이 가능하며, 성반연 페이스북 페이지구글 드라이브, ‘예방교육 통합관리’ 누리집 등을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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