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13년째 거리 농성을 벌이고 있는 콜텍 해고 노동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톨텍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최장기 투쟁사업장’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이 회사와 집중 교섭에 들어간다. 13년째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이번 설은 농성장이 아닌 가족의 품에서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1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는 오후 5시 콜텍 사쪽과 만나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집중 교섭에 들어갔고, 이튿날인 다음달 1일 오전에도 교섭이 한차례 더 예정되어 있다. 콜텍지회의 요구안은 △정리해고 사과 △해고자 복직 △해고기간 보상이다. 콜텍 노사 교섭은 2016년 2월이 마지막으로 3년만에 재개됐다.
콜트콜텍 정리해고 사태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텍은 세계 3위의 기타 생산업체였으나, 모기업 콜트악기의 당기순손실을 이유로 2007년 7월 생산직 노동자 100여명을 한꺼번에 정리해고했다. 이후 해고노동자들은 13년째 한국 최장기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2009년 정리해고 무효소송 2심인 항소심에서 “사업장 폐쇄를 이유로 한 해고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받고 승소했지만 이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인 2012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어졌다. 사측의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콜텍지회는 설 연휴 전 교섭 타결을 목표로 하고있다. 지회는 “근로기준법 상 올해 정년을 맞는 조합원이 생겼다. 정년 전 명예로운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해 말부터 회사에 교섭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올해 정년을 맞는 김경봉(60)씨는 이번에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복직의 길이 막히는 처지다. 김씨 등은 지난 13년 생업과 투쟁을 오가며 살아왔다. 콜텍 지회와 지지자들은 한국 공장에서 농성은 물론 회사가 이전한 인도네시아 등을 찾아가는 투쟁을 끝없이 해왔다.
사쪽도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쪽 교섭대표인 이희용 상무이사는 다음달 1일까지 인도네시아 출장 일정이 잡혀있었으나 교섭을 위해 조기귀국했다. 지난해 케이티엑스(KTX) 해고승무원,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 장기 투쟁 사업장들 문제가 잇따라 해결되면서 콜텍 사쪽도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마지막 장기투쟁 해고 사업장의 문제가 풀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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