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19구급대원들이 회사 쪽과 충돌 과정에서 넘어져 갈비뼈를 다친 트윈타워 청소노동자를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새해 첫날 집단해고를 당한 뒤 69일째 농성 중인 엘지(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가 회사 쪽 보안요원들과 충돌 과정에서 갈비뼈를 다쳤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10일 “오늘 오전 로비에서 소원천을 설치하던 청소노동자가 엘지 쪽 보안요원에게 폭행을 당해 갈비뼈가 골절됐다”고 밝혔다. 노조 쪽 설명을 들어보면, 이날 회사 앞 출근 선전전을 마치고 로비에 들어온 청소노동자들은 전날 로비 벽에 설치했던 소원천이 회사에 의해 철거된 것을 발견해 이를 다시 벽에 붙였다.
이때 엘지 쪽 보안요원들이 소원천 설치를 방해했고, 노조와 보안요원들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노동자 김아무개씨가 보안요원에게 밀린 뒤 미끄러져 바닥에 넘어졌다. 김씨는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노조는 “컴퓨터 단층(CT) 촬영 결과 김씨의 갈비뼈 6번과 7번이 부러진 것으로 보인다. 손가락 통증도 호소하고 있어 추가 부상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쪽 보안요원들은 폭행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소하기로 했다.
박소영 트윈타워분회 분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회사가 집요하게 노조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밤이면 조합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노조를 흔들고, 낮에는 소원천을 붙이는 것에도 폭력적으로 대응하며 괴롭히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엘지는 우리 노동자들의 존재가 드러나는 것이면 무엇이든 없애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월 서울남부지법은 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주간 로비 농성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한편, 엘지 계열사이자 트윈타워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팔로 밀친 사실 없었고 충돌 과정에서 뒤에 있던 본인이 걸려서 넘어진 걸로 알고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영상 확인 뒤 ‘문제없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소원천 철거에 대해서는 “시설관리 차원에서 이전부터 수차례 노조 쪽에 (소원천) 철거를 요청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파출소에서 사건 발생 보고를 영등포서 형사과로 넘겼다. ‘문제가 없다’면 발생 보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건 접수가 된만큼 통상 절차에 따라 사실관계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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