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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연애수업마다 미어터지는 인기

등록 2006-03-21 19:58수정 2006-03-22 14:07

2006 대학별곡/ 커플 수강·깜짝 고백 현장실습

사랑하고픈 자여, 사랑싸움에 지친 자여, 실연의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자여 캠퍼스로 오라. 이제 연애도 강의로 배운다.

대학 내 연애수업이 뜨고 있다. 연세, 한양, 중앙대 등 서울 시내 48개의 대학 가운데 35개 대학에서 연애 관련 강좌가 열리고 있다. 충북, 부산대 등 지방에 자리한 대학도 마찬가지다. 수강생도 몰리고 있다. 대부분 강좌에 매학기 평균 200~300여 명이 연애 관련 수업을 듣는다. 사랑과 연애, 대학생의 성 등을 배우는 연세대 ‘청년기의 갈등과 자기이해’는 이번 학기 780여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다. 자리가 없어 수강신청에 실패한 학생들도 적지 않다. 성신여대 ‘성행동의 심리학’은 이미 선배들의 추천수업 1순위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대학 내 연애수업의 인기 비결은 ‘실전’에 강한 강의 내용이다. 연애 수업의 ‘결정판’이자 완벽한 연애 가이드로 알려진 성균관대 ‘사랑의 심리’는 처음 본 이성에게 호감을 얻는 법, 고백의 법칙, 이성친구와 싸웠을 때 화해하는 법, 실연을 극복하는 법 등 연애 전 과정을 다룬다. 숙명여대의 ‘사랑학개론’에서는 단계별 스킨십을, 연세대 ‘성과 인간관계’에서는 성공 실패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연애 비결도 배울 수 있다.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연애 시작법,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도 있다. 연애중 갖게 되는 성관계에 대한 심리 수업도 있다. 성신여대 ‘성행동의 심리학 ’을 수강한 한희정(경제 4년)씨는 “성관계 시 남자와 여자의 생각, 연애 중 일어날 수 있는 임신경험 등에 대해서도 배웠다”며 “연애를 할 때 자칫 소홀히 할 수 있는 중요한 것들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연애 수업의 또 하나의 매력은 독특한 수업 방식이다. 주입식 강의보다는 난상토론식이 많다. ‘문어발식 연애도 가능한가’(경희대 ‘현대생활과 가족’), 의 ‘성관계에도 사랑이 필요한가’(아주대의 ‘현대인의 성과 사랑’) 등은 연애수업의 단골주제다. 연애는 남녀가 함께 하는 것인 만큼 경희대 ‘가족생활과 교육론’에서는 4주간 커플이 함께 수업을 받는 것을 수강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성신여대 ‘성행동의 심리학’에서도 마지막 수업은 이성친구와 함께 하는 수업으로 진행된다. 수업 중 깜짝 이벤트도 있다. 숙명여대 ‘문학과 사랑의 테마’에서는 남자친구가 강의실에서 고백하면 A+를 준다는 교수의 제안에 수업때마다 남학생들의 고백이 이어져 강의실이 후끈 달아올랐다.

‘현대인의 성과 사랑’을 수강한 아주대 홍원표(정보 및 컴퓨터 공학 2년)씨는 “나에게 낭만적 연애가 맞는지 논리적 연애가 맞는지 등 연애 스타일을 확인해 보기도 하고 실제 커플들을 앞으로 불러 커플들 사이의 다툼과 그 해결방법에 대해 배웠다”며 “한 학기 내내 재밌고 유익했다”고 말했다. 실제 연애에서 덕을 본 이도 적지 않다. 지난 학기 성균관대 ‘사랑의 심리’ 수업에서는 수업을 통해 자신의 연애 약점을 깨닫고 연애에 성공했다는 한 남학생의 발표가 있었다. 담당교수에게 연애에 성공했다며 감사의 메일을 보내는 학생도 학기당 수십 명씩 된다고 한다. 실연의 아픔을 극복했다는 이의 발표담도 이어진다.

성균관대 이경순 교수는 “헤어진지 3년이나 됐지만 이유를 몰라 괴로워하다 수업을 듣고 그 이유를 알게 됐다며 이제 실연의 아픔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결혼과 가족의 이해를 가르치는 고려대 황현주 교수는 “연애를 하다보면 다툼이 있기 마련”이라며 “성차를 이해하고 연애를 하면 좀 더 쉽고 즐겁게 연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화여대 김정선(사회학 전공)교수는 “연애나 결혼에 대한 수업을 재밌게 듣는 것도 좋지만 사회학이나 철학 등 기초학문 수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즐거운 연애를 꿈꾸는 이가 있다면 주저 없이 강의실 문을 두드려 보자. 이제 교수님이 당신의 든든한 연애 코치가 되어준다.

이화영/이대학보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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