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현군
대입 앞둔 송대현군 장기기증
대학 입학을 앞두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한 10대 남학생이 5명에게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원주 문막정보고 졸업을 앞두고 최근 부모가 개업한 치킨집에서 일을 도와주던 송대현(18·전북 순창군 순창읍)군이 지난 11일 오후 9시께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 배달을 하러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강원도 원주에서 이곳 순창으로 이사 온지 10여일밖에 되지 않은데다, 새로 차린 치킨집을 운영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송군 부모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병원 쪽은 지난 16일 송군에게 뇌사판정을 내렸다.
경호학과 입학을 앞둔 장남을 잃어 실의에 빠졌던 송군의 부모 송만섭(44)·양영옥(42)씨는 “아들의 죽음이 다른 사람의 생명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송군의 간과 신장, 심장, 췌장은 16일 전북대병원 등에서 나눔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던 환자 5명에게 전해졌다.
전북대병원 이식팀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 이뤄졌고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상태 모두 양호하다”고 전했다.
김영곤 전북대병원장은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는 많지만 기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송군과 같은 고귀한 희생이 계속될수록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더 큰 희망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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