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교직원들 스카프 팔아 네팔 어린이집 건축, 그 준공식 사진.
아주대 교직원들 스카프 팔아 네팔 어린이집 건축 후원
“히말라야에서 온 스카프를 사세요!”
대학이 개강하는 3월 초, 김혜선(45·사진·자연과학부) 아주대 학생처장과 이선이(48·사회과학부) 교수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 새학기 개강 준비도 만만치 않은데도 이들은 네팔에서 건너온 ‘스카프’ 판매라는 부업(?)에도 나서는 등 강행군을 했다.
네팔에서는 그리 비싼 값은 아니지만 ‘파슈미나 스카프’는 판매 보름 만에 다 팔려나갔다. 스카프 한 장이 배움의 기회를 잃은 히말라야 아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두 교수의 간곡한 설명 탓이었을까. 법대 학장이 손수 20여장을 구입하는 등 교수들과 교직원 150여명의 성원 속에 후원금도 1만달러나 쌓였다.
파슈미르 스카프가 아주대까지 왜 왔을까. 아주대가 히말라야의 오지인 네팔 버디켈 지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3년. 해발 1400~1500m의 히말라야 중턱에 위치한 버디켈은 네팔 최하층인 빠하리족이 거주하는 곳이다, 아주대학생들이 이곳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문화봉사활동에 나섰고, 봉사활동에 참여한 교수들을 통해 현지 어린이들의 어려운 사정이 알려지면서 지난 2004년말 이들을 도우려는 ‘네팔후원회’가 아주대에 결성됐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교사 월급을 지원하려다 어린이집이 현지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 새 집을 짓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2005년부터 아주대 교수와 교직원 100여명이 매달 1만원을 내는 후원자로 나섰고 매년 건축비를 보내기를 올해로 3년째. 마침내 지난 1월29일 멀리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빨간 벽돌들로 지어진 3층 규모의 어린이집 2동이 히말라야 중턱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준공식(위 사진)에 참여했던 김 처장은 “3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히말라야 오지의 어린아이들과 약속을 지키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후원금을 낸 교수님들과 교직원들 대부분이 현지에 가거나 아이들을 본 적도 없지만 이분들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기 초 카슈미나 스카프의 판매 후원금 역시 부족한 건축비를 채우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올해 안으로 네팔 현지에 전달된다. 3년에 걸쳐 히말라야 오지에 세워진 어린이집에는 주변 마을의 부러움이 넘쳐났지만 아주대 교수들과 교직원들의 마음속에는 아름다운 약속을 지킨 감동이 넘쳐나는 듯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김혜선씨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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