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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소수자·노동자 등 소외된 이들 편으로”

등록 2007-04-29 20:21수정 2007-05-02 10:17

장서연 변호사
장서연 변호사
‘낮은 곳’ 택한 법조인 2명
검사에서 변호사로 ‘변신’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장서연 변호사

시인 도종환은 “가장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간다”(‘강’)라고 노래했다. 그렇게 장서연 변호사(29·사법연수원 35기·왼쪽 사진)는 검사 법복을 벗고 공익변호사의 길로 ‘흘러갔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지난 2월까지 근무했던 장 변호사는 퇴직하자마자 아름다운 재단의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을 찾았다. 그는 30일 한달남짓한 수습기간을 마치고 정식 ‘활동가’가 된다.

서울에서 태어난 장 변호사가 대학에 들어갔던 1997년의 대학은 더이상 해방구가 아니었다. 장 변호사는 학생운동을 멀리서 바라보며 막연히 ‘함께사는 세상’을 꿈꿨다. 연수원시절 ‘여성법학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꿈의 밑그림이 분명해졌다. 최저임금을 떼먹히고 우는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의 눈물을 보면서 장 변호사는 세상을 배웠다.

2004년 연수원 1년차 때 글로 흠모하던 박원순 변호사(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의 강연을 직접 들은 것도 계기가 됐다. “소외된 자들을 돌아보라”는 박 변호사의 말은 장 변호사의 머리에 ‘가시’처럼 박혀 빠지지 않았다. 장 변호사는 지난해 졸업을 앞두고 고민 끝에 ‘검사도 공익의 대표자’라는 생각에 검사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 할 수 있는 일은 장 변호사의 포부에 비해 너무 작았다.

여연심 변호사
여연심 변호사
대형 로펌 ‘욕심’ 포기
민주노총 법률원
여연심 변호사

장 변호사는 “공익소송을 전업으로 하는 곳은 ‘공감’이 유일하기 때문에 선택했다.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부모님이 처음엔 서운해하셨지만 지금은 지지하신다”고 말했다.

올해 사법연수원을 4등으로 졸업하고 지난 2월 민주노총 법률원에 들어간 여연심(30·사법연수원36기·오른쪽)변호사도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것보다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더 어려웠다. 97학번인 여 변호사는 대학시절 쪽방촌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책에 안 나온 세상을 ‘읽었다’. 여 변호사의 ‘세상읽기’는 연수원에선 노동법학회 활동으로 이어졌다. 4등 성적표는 여 변호사에게 되레 ‘시험지’가 됐다. 그는 “판·검사나 대형 로펌에서도 배울 일이 많아 욕심이 났다. 그렇지만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며 “아침부터 밤까지 ‘노동자를 위한 법률활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에 민주노총 법률원을 택했다”고 밝혔다. 여 변호사는 “앞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할 법적수단을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인 도종환은 “우리가 지나간 어느 기슭에 몰래 손씻는 사람들아/언제나 당신들보다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흐른다”(‘강’)며 함께사는 세상에 무관심한 ‘당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장 변호사와 여 변호사는 그 질문을 외면하지 않았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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