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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카이스트에 300억 쾌척뒤 은퇴

등록 2005-03-30 17:25수정 2005-03-30 17:25

기부는 남에게 주는게 아닌
영원히 내것으로 만드는것
백개 가지고 한개조차 못쓰면
불행한 사람

“내가 이렇게 기부를 강조하는 것은 어차피 돈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는 믿음 때문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혼자만 많은 재산을 가진다고 잘 사는 것일까? 부자라면 부자다운 그릇과 도량이 있어야 한다.”

4년 전 은퇴와 함께 300억원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쾌척해 화제를 불러 모았던 정문술(67)씨의 이야기다. 자신이 직접 만든 벤처기업 미래산업의 경영권도 전문경영인에게 넘긴 채 홀연히 은퇴, 경영의 나눔도 더불어 실천했던 이다. 은퇴 뒤엔 되도록 언론과의 만남을 피하고 있어 새삼 전해진 그의 나눔 철학이 눈길을 끈다.

최근 출간된 <나의 삶, 나의 아침>(황금물고기 펴냄)에서 정씨는 “기부는 단순히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백 개를 가지고서 한 개조차 제대로 쓸 줄 모른다면 그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조회나 출근부도 없는, 이른바 신뢰에 기반한 경영원칙으로도 잘 알려졌던 정씨는 “더불어 살아야 한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따위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의 ‘뻔한’ 가르침을 경영과 삶의 노하우로 삼아 왔다.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벌고자 사업을 한다는 경영인 폴 마이어를 언급하며 “잉여로 하는 자선이 아니라 자선 자체가 경제 행위의 1차 목적인 셈이다. 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발상인가”라고 소회를 밝혔다.

당시 300억원을 비워내고 마음에는 무엇을 채웠던 것일까. “죽음이 목전에 닥쳐서야 떨리는 손으로 뭉칫돈을 내놓는 일은 정말 하기 싫었다. 그래서 많지 않은 내 재산의 사회 환원을 자연스럽게, 미래에 투자하는 마음으로, 무엇보다 ‘한창 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은퇴와 동시에 그 생각을 그대로 실천했고 만족했다. 오히려 지금의 내 마음은 이전보다 훨씬 부유하고 풍요롭다.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책은 지난해 자유기고가 허중희씨가 정씨, 강지원 변호사 등 16명 명사의 ‘아침 생활’을 듣고자 인터뷰한 내용을 모은 것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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