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색소폰동호회가 지난 22일 막을 내린 옥천포도축제에서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청원색소폰동호회 제공
“서툰 연주지만 나누는 맛에 흥겨워요”
색소폰 선율에 사랑을 실어 나른다.
한국농촌공사 오진(50·지역개발팀장), 청주 상당구청 이수복(43), 대전대 토목과 정훈희(23), 청주 에버항공여행사 이예분(45·여), 한국농촌공사 김창웅(56·노조 충부지역본부장), 청원 내수새마을금고 배성수(46·사진 오른쪽부터)씨 등 6명은 지난해 3월 ‘청원 색소폰 동호회’를 꾸렸다. 연습실이 청원군 내수에 있어 붙인 이름이다.
2005년 3월 청주의 한 학원에서 색소폰을 배우면서 만난 이들은 모임을 만든 뒤 이웃들에게 색소폰 선율을 전하는 데 열심이다.
회장인 오씨는 “처음에는 부는 즐거움, 다음에는 모이는 재미, 지금은 소리를 나누는 보람에 빠져 산다”며 “청중들의 입이 딱 벌어지는 근사한 연주는 아니지만 어깨를 들썩이고, 박수치며, 입으로 흥얼거리게 하는 서툰 연주도 때론 맛이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의 말처럼 이들은 장애인·노인·외국인노동자·불우이웃 등 소외 계층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단골 연주 손님이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청주 장애인 한마음 축제, 5월 어버이날 청원 노인복지관 경로잔치, 12월 청원 내수 외국인 위안잔치 무대에 섰다. 지난해 9~10월 토요일 저녁마다 청원 오창 호수공원에서 혈액암을 앓던 ‘김새미양 돕기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7차례 공연에서 모은 115만원과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낸 성금 등을 합쳐 200만원을 김양 가족에게 전달하며 쾌유를 빌었지만, 김양이 올초 숨져 안타까움을 더 했다.
오 회장은 “다른 무대도 그렇지만 혼신을 다한 김양 돕기 연주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뜻있는 곳에서 사람들의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동안 더 나은 연주를 하려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던 이들은 지난 14일 저녁부터 청원 오창호수공원에서 ‘토요 작은 음악회’를 여는 등 다시 시민들을 찾기 시작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원색소폰동호회 제공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원색소폰동호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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