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밝히는 것은 원하지 않아
70대 할머니가 의학 연구에 써달라며 자신의 주검과 유산을 모두 대학에 기증했다.
동국대는 지난달 21일 숨을 거둔 한 할머니(74)의 딸과 손자가 최근 학교를 방문해 고인의 뜻이라며 주검을 이 학교 대학병원에 기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해 1월 동국대 의대의 해부 시신 기증운동 유인물을 보고 동참할 뜻을 밝히고, 시신 기증 유언서와 가족 동의서를 접수해 둔 상태였다. 이 할머니는 독실한 불교 신자이지만 평소 동국대 또는 대학병원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으며, 할머니가 평소에 조금씩 저축해 모은 3천만원도 의과대학에 장학기금으로 기탁됐다고 학교 쪽은 덧붙였다.
동국대는 “유산을 기증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한 고인의 딸과 손자한테 총장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작은 선물을 전달하려 했으나 ‘순수한 기증인데 이런 물건을 받을 수 없다. 어머님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고사하면서 이름 공개도 끝내 거부했다”며 “하지만 아름다운 선행을 널리 알려 귀감으로 삼고자 익명으로 이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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