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 토야씨와 두 딸 엔키징(12) 아노징(5) 등 세 식구
한 몽골인 가족의 ‘슬픈 코리안 드림’
공장서 추락사고 회사선 산재인정 거부
아내 “딸도 머물게 해줬으면”…“도움 절실” “딸이 아빠 곁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기를 15개월째,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몽골인 토야(32)는 답답한 마음뿐이다. 한국어가 서투르다 보니 그는 “어떻게 이렇게 됐냐고 남편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남편은 말이 없고 직접 주변에 알아보기도 어렵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5월 말. 남편인 초고(34)가 경기 의정부시의 한 섬유업체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몽골로 날아온 직후였다. 남편은 그로부터 불과 6개월여 전인 2005년 11월28일 자신과 두 딸 엔키징(12) 아노징(5) 등 세 식구(사진)를 몽골에 남겨두고 한국으로 ‘코리안 드림’을 위해 떠났다. 1996년 한국에 1차로 입국해 2년간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남편은 가족이 살 수 있는 아파트를 몽골에 샀다. 토야는 “남편이 두번째 한국으로 떠나면서 ‘조금만 더 고생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29일 공장에서 추락해 의정부 신천종합병원으로 옮겨진 남편의 진단 결과는 두개골 골절. 추락 뒤 몽골 동료에게 발견돼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불명인 채 세번의 수술을 거쳤다. 신천종합병원 신경외과 박용규 과장은 “병세가 좋으면 계속 이 상황이지만 안 좋으면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토야는 한국에 온 뒤 남편의 병상을 지켰다. 고용허가제에 따라 입국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았지만 그래도 병원비는 1천만원을 넘었다. 몽골의 아파트를 팔았고 식사는 병원 아주머니들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있다. 회사 쪽은 남편의 산재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최초 발견 당시, 한국말이 서투른 동료들이 ‘음주를 했냐’는 구급대원들의 말에 ‘예’라고 답한 것이 화근이었다. 안산이주민센터는 “119에서나 초고가 최초로 입원한 병원 모두 음주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언어소통이 제대로 안 된데다 술은 거의 마시지 못했다는 가족 이야기로 보면 토야의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방학을 맞은 토야의 두 딸이 안산이주민센터의 도움으로 아빠를 찾았다. 혹시 병세가 더 악화될지도 모를 아빠를 그나마 상태가 좋을 때 보기 위해서다. 두 딸을 오는 5일 몽골로 되돌려보내야 하는 토야는 “막내딸이라도 함께 있으면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이주민센터 이혜령 간사는 “한국의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가장이 쓰러진 이들 가족이 최소한 희망의 불을 지필 수 있도록 기초생활비 지원 등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031)492-8785.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아내 “딸도 머물게 해줬으면”…“도움 절실” “딸이 아빠 곁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기를 15개월째,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몽골인 토야(32)는 답답한 마음뿐이다. 한국어가 서투르다 보니 그는 “어떻게 이렇게 됐냐고 남편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남편은 말이 없고 직접 주변에 알아보기도 어렵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5월 말. 남편인 초고(34)가 경기 의정부시의 한 섬유업체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몽골로 날아온 직후였다. 남편은 그로부터 불과 6개월여 전인 2005년 11월28일 자신과 두 딸 엔키징(12) 아노징(5) 등 세 식구(사진)를 몽골에 남겨두고 한국으로 ‘코리안 드림’을 위해 떠났다. 1996년 한국에 1차로 입국해 2년간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남편은 가족이 살 수 있는 아파트를 몽골에 샀다. 토야는 “남편이 두번째 한국으로 떠나면서 ‘조금만 더 고생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29일 공장에서 추락해 의정부 신천종합병원으로 옮겨진 남편의 진단 결과는 두개골 골절. 추락 뒤 몽골 동료에게 발견돼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불명인 채 세번의 수술을 거쳤다. 신천종합병원 신경외과 박용규 과장은 “병세가 좋으면 계속 이 상황이지만 안 좋으면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토야는 한국에 온 뒤 남편의 병상을 지켰다. 고용허가제에 따라 입국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았지만 그래도 병원비는 1천만원을 넘었다. 몽골의 아파트를 팔았고 식사는 병원 아주머니들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있다. 회사 쪽은 남편의 산재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최초 발견 당시, 한국말이 서투른 동료들이 ‘음주를 했냐’는 구급대원들의 말에 ‘예’라고 답한 것이 화근이었다. 안산이주민센터는 “119에서나 초고가 최초로 입원한 병원 모두 음주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언어소통이 제대로 안 된데다 술은 거의 마시지 못했다는 가족 이야기로 보면 토야의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방학을 맞은 토야의 두 딸이 안산이주민센터의 도움으로 아빠를 찾았다. 혹시 병세가 더 악화될지도 모를 아빠를 그나마 상태가 좋을 때 보기 위해서다. 두 딸을 오는 5일 몽골로 되돌려보내야 하는 토야는 “막내딸이라도 함께 있으면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이주민센터 이혜령 간사는 “한국의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가장이 쓰러진 이들 가족이 최소한 희망의 불을 지필 수 있도록 기초생활비 지원 등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031)492-8785.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