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근(오른쪽) 전북대 치대교수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수술 뒤 회복 중인 환자를 회진하고 있다. <새전북신문> 제공
13년째 베트남 얼굴기형아 무료 수술 ‘익명 기부금’ 받은 신효근 교수
13년간 베트남에서 얼굴기형 어린이 환자를 무료로 수술해 주고 있는 전북대 신효근(55·구강악안면외과학) 교수가 최근 신분 밝히기를 꺼린 한 독지가한테서 뜻깊은 성탄 선물을 받았다. 신 교수의 의료봉사에 한 사업가가 ‘베트남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500만원을 아무 조건 없이 보내온 것이다.
이 사업가는 전화통화에서 “언론을 통해 신 교수가 베트남에서 뜻있는 의료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감명을 받았다”며 “봉사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성금을 보내고 싶다”며 계좌번호를 물었다. 이 남성은 특히 베트남에 참전한 경험이 있어 신 교수의 베트남 의료봉사가 더욱 고맙다는 말과 기회가 되면 의료팀과 동행하고 싶다는 희망도 덧붙였다.
전혀 알지 못하는 이 독지가한테서 뜻밖의 제안을 들은 신 교수는 반신반의하며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다음날 확인해보니 500만원이 입금돼 있었다.
신 교수는 “얼굴도 모르는 독지가로부터 받은 ‘성탄 선물’을 함부로 쓸 수가 없어 한동안 고민했다”며 “더많은 베트남 어린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후원재단의 종잣돈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10일간 머물며 어린이 구순구개열(언청이) 환자 50여명을 무료로 수술해주고 돌아왔다. 1994년부터 저개발국가 구순구개열 퇴치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신 교수는 지금까지 베트남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550여명의 어린이 구순구개열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술 봉사를 해 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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