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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군고구마처럼 구수한 온정 나눠요”

등록 2008-01-22 19:00

‘이웃을 사랑하는 모임’ 조수현(왼쪽 세번째) 회장 등 회원들이 21일 울산 북구청에 군고구마를 팔아 모은 성금을 전달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울산 북구청 제공
‘이웃을 사랑하는 모임’ 조수현(왼쪽 세번째) 회장 등 회원들이 21일 울산 북구청에 군고구마를 팔아 모은 성금을 전달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울산 북구청 제공
7년째 군고구마 팔아 성금내는 울산 천곡동 ‘이웃사랑모임’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을 생각하면 피곤하지 않습니다.”

회원들과 함께 군고구마를 판매해 벌어들인 수익금 546만여원을 지난 21일 울산 북구청에 전달한 ‘이웃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 조수현(40·울산 북구 천곡동)씨는 “숨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들도 많은데 관심을 받아 부끄럽다”며 겸손해 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북구청에 성금을 전달했다. 이 성금은 새 학기를 앞둔 지역 소년소녀가장 32명의 교복 구입에 사용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8일 동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 3명 등 5명과 함께 아파트 단지에서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군고구마를 팔았다.

그는 2001년 군고구마를 처음 팔았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가 암에 걸렸으나 치료비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도움을 줄 방법을 생각하다가 대학을 다닐 때 학비를 벌기 위해 군고구마 장사를 한 사실을 떠올렸다.

“20여년 전 대학을 다닐 때 부족한 학비 마련을 위해 군고구마를 팔고 있는데 50대로 보이는 남자가 ‘나도 군고구마를 판 적이 있는데 어느 독지가가 도움을 줬다’며 100만원을 건넸어요. 그 때 언젠가 나도 여건이 되면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군고구마를 팔아 이웃을 돕자는 조씨의 제안에 이웃 주민 2명이 뜻을 함께 했다. 이들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서는 모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군고구마 장사에 필요한 리어카와 고구마 등 기초 재료는 회비를 내 마련했다. 직장을 다니거나 학원 등을 운영하는 까닭에 해마다 겨울에 퇴근 시간 이후부터 새벽까지 판매했다. 이런 방식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해마다 백혈병과 암을 앓고 있는 이웃들한테 전했다.

이들의 선행이 7년째 이어지면서 소문이 나돌았고 회원들이 늘었다. 2년 동안 군고구마 판매 봉사를 한 뒤 정회원 자격을 주는데도 3명이 추가로 가입해 회원이 6명으로 늘었다. 주민들의 동참도 늘고 있다. 자녀의 저금통을 깨서 자녀와 함께 군고구마를 사러오는 가족도 있고 한 봉지를 사면서 10만원을 내놓고 가는 이웃들도 있다.


이웃을 사랑하는 모임은 수입과 지출 등 사용내역을 적어 주요 아파트 게시판에 알린다.

조씨는 “아직도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기다리는 소외된 이웃들이 많이 있다”며 “내가 받은 도움을 또다른 누군가한테 전달하는 해피 바이러스가 널리 빨리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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