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주주포럼’ 표형식씨
기부 생활화 앞장서는 사람들 - ‘행복한 주주포럼’ 표형식씨
소액주주운동단체인 ‘행복한 주주포럼’으로 유명한 전업투자자 표형식(53·사진)씨가 연세대(총장 김한중)에 주식 5천 주(약 6천만원 상당)를 기부했다.
표씨는 19일 오후 연세대 총장실에서 제일약품 주식 5천 주의 매각대금을 전달했다. 이 기금 중 5천만원은 연세대 의대 줄기세포사업단인 김동욱 교수 연구팀에게, 나머지 1천만원은 대학원생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표씨는 아들 만수군이 연세대 건축공학과에 재학중인 학부모 자격으로 그 동안 2억원이 넘는 주식과 현금을 기부해왔다. ‘슈퍼개미’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일성신약 주주협의회와 제일약품 주주모임에 참여하는 소액투자자 200여명을 주축으로 ‘행복한 주주포럼’을 발족했다.
투자 경력 14년으로 보유주식 평가액만 200억원에 이르는 ‘주식부자인 그는 한 때 전재산을 날리는 실패를 경험했으나 저평가주를 발굴, 엄청난 투자수익을 얻음으로써 재기에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원래 ‘사반나패션’이라는 중소 의류업체 이사로 재직하던 94년부터 전업투자자로 나섰으나 97년 외환위기 때 지인들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해 빈털털이가 된 것이다. 하지만 노점상 등 궂은 일을 통해 종잣돈을 모아 98년부터 다시 주식투자에 뛰어들어 9년 만에 자산가로 성장했다.
“주주는 너와 내가 아닌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투자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는 표씨는 해마다 배당금을 장학금이나 대학 발전기금으로 내놓고 있다. 올해도 52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스스로 힘들게 재기한 만큼 어려운 이웃에게 베푸는 삶을 살겠다는 소신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자가용 없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술과 담배도 전혀 하지 않는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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