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라면 음악회
“입장료 대신 라면 다섯 봉지로 음악회를 즐기고 이웃도 도와주세요.”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사랑의 라면 음악회’를 열고 있는 전북 익산의 산성교회 오케스트라(사진)가 12일 오후 7시 전북 익산시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3회째 공연을 한다. 라면값이 한 개 600~700원이니 입장료는 3000~3500원에 해당한다. 그동안 6천~7천 봉지가 모아졌다.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자원봉사자 60명으로 구성된 이 오케스트라는 1998년 교회 설립 2돌을 계기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바이올린고 첼로 등 악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꾸려졌다. 교회에서 각종 악기를 배운 어린이들은 학년이 올라가며 실력에도 자신이 붇자 소외된 이웃을 위한 연주회로 보답을 하기로 했다. 이들의 기특한 생각에 전문 연주단과 주부, 회사원, 교사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2001년부터는 정기연주회를 시작해 지금까지 8차례 꾸준히 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동·서양의 명곡과 성가곡, 만화·영화 주제곡, 동요, 영화음악 등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20곡을 선보인다. 그동안 익산시 왕궁면의 한센인촌을 비롯해 무주, 군산, 충남 부여 등지를 찾아 연주봉사를 했다. 달마다 두 차례 익산역과 배산체육공원에서 ‘이야기가 있는 사랑 연주회’도 열고 있다. 이 교회 송흥준(43) 목사는 “소년·소녀가장들을 찾아갔을 때 찬밥을 그냥 먹기 힘들어 라면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들 호소해 라면음악회를 시작했다”며 “수준 높은 음악도 즐기로 따뜻한 온정도 나눌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산성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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