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덕(47·사진·비비안 박)
박은덕 시드니한인회 부회장 “2~3세대 주류진출 돕겠다”
국내 외국인 거주인구가 100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다문화·소수민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한국인이 소수민족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이민 50년 역사 속에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호주 뉴사우스웨일주 산하 소수민족관계위원회(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상임위원으로 선출된 여성 변호사가 화제다. 주인공은 박은덕(47·사진·비비안 박)씨.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한인회 부회장도 맡고 있는 박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오스트레일리아로 건너간 이민 1.5세대다. 시드니대를 졸업하고 1995년 변호사 자격증을 딴 박 박씨는 지난 1월부터 3년 임기(연임 가능)의 소수민족관계위원회 위원에 선임돼 활동 중이다. 위원회는 오스트레일리아 사회의 소수민족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정부가 만든 기관으로 여러 민족과 관련된 정책을 협의·자문하며 예산도 직접 집행한다.
박씨는 “이민 2~3세대들이 오스트레일리아 주류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 할 수 있도록 가교 구실을 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선 소수민족 관계가 매우 중요하고, 위원회의 확고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씨가 이처럼 중요한 기구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은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 덕분이다. 그는 대학 시절인 89년 당시 임수경씨와 함께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을 다녀오기도 했고, 졸업 뒤 오스트레일리아 한인복지회에서 복지업무를 맡으면서 오스트레일리아한인여성포럼을 꾸려 이끌어왔다. 또 일본 위안부 피해 할머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반부와 함께 하는 오스트레일리아 친구들’이란 단체도 만들어 미 하원 마이크 혼다 의원이 주도한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도 적극 참여했다. 박씨의 동갑내기 남편인 권기범씨 역시 시드니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변호사인데, 한국인 최초로 오스트레일리아 집권 여당인 노동당의 공천을 받아 뉴사우스웰스주 스트라필드시 시의원으로 당선됐으며 9월 재선에 도전한다.
한편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 중인 김문수 경기지사는 22일 박씨 등 시드시 한인회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이민자가 살고 있는 곳이 경기도”라며 “차별 없는 다문화가 꽃피울 수 있도록 서로의 경험들을 교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시드니/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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