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례시민연대 건강도우미와
온누리수족침봉사회 회원들이
지난 23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공원에서
열린 ‘사랑의 쑥뜸뜨기 행사’에서
어르신들에게 쑥뜸을 떠주고 있다.
온누리수족침봉사회 회원들이
지난 23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공원에서
열린 ‘사랑의 쑥뜸뜨기 행사’에서
어르신들에게 쑥뜸을 떠주고 있다.
서울 천호동 위례시민연대
어르신에 ‘사랑의 쑥뜸행사’
홀몸노인 건강도우미 꾸려 23일 오전 11시 서울 강동구 천호동 공원.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천막과 바닥에 깔린 돗자리에 자리를 잡자 공원에 산책 나온 어르신들이 모여든다. 이 행사는 지역 시민단체인 위례시민연대가 주최한 ‘사랑의 쑥뜸뜨기’. “허리가 아프고 무릎도 좋지 않아서 걷기가 힘들어.” “혈압이 높은 것 같아.” “손발이 너무 차가워서 한 여름에도 시려.” 어르신들은 자신의 병증을 주저리주저리 쏟아낸다. 쑥뜸 봉사를 나온 이들은 환한 얼굴로 그들의 말을 찬찬히 듣는다. 이어 사혈침으로 손가락을 찔러 피를 뺀 뒤 쑥뜸을 뜬다. 쑥뜸에서 나는 연기가 안개처럼 퍼져나간다. 쑥향기탓인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봉사자들 주위로 어르신들이 빼곡히 둘러섰다. 질문도 쏟아진다. 공짜냐, 아프지 않으냐, 쑥뜸을 얻어갈 수는 없느냐, 언제 또 행사를 하느냐 등등. 한 어르신은 팔꿈치를 다쳐 제대로 펴기 힘들었는데 뜸을 뜨고 난 뒤 팔을 자유롭게 놀릴 수 있게 됐다고 하면서 “거짓말 같다”고 놀라워한다. 이날 봉사활동에 나선 이들은 이달 중순 위례시민연대의 수족침 강좌를 마친 수료생 6명. 모두 이 지역에 사는 주부들이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동안 집중 교육을 받았다. 다달이 2만 원씩 수강료를 내고, 자원봉사를 서약해야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봉사자가 모자라 온누리 수족침 봉사단 10여 명이 함께 참여했다. 이 모임 박경희 회장은 “오늘 야유회를 가기로 했는데 이 행사 때문에 취소하고 이리로 왔다”면서도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이날 처음 봉사활동에 나선 정복선(58·여)씨는 “내가 다른 분들에게 베풀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며 “틈날 때마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의 쑥뜸뜨기’는 위례시민연대가 추진 중인 건강도우미 사업의 하나다. 이 사업은 자원봉사 모임을 만들어 의료취약계층인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주부들이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드는 것도 목적 가운데 하나다. 위례시민연대는 지역 의료계와 힘을 합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정기방문간호, 병원연결 등의 의료안전망을 꾸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영선 사무국장은 “건강도우미를 통해 자원봉사를 하다보면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지방자치에도 눈길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어르신에 ‘사랑의 쑥뜸행사’
홀몸노인 건강도우미 꾸려 23일 오전 11시 서울 강동구 천호동 공원.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천막과 바닥에 깔린 돗자리에 자리를 잡자 공원에 산책 나온 어르신들이 모여든다. 이 행사는 지역 시민단체인 위례시민연대가 주최한 ‘사랑의 쑥뜸뜨기’. “허리가 아프고 무릎도 좋지 않아서 걷기가 힘들어.” “혈압이 높은 것 같아.” “손발이 너무 차가워서 한 여름에도 시려.” 어르신들은 자신의 병증을 주저리주저리 쏟아낸다. 쑥뜸 봉사를 나온 이들은 환한 얼굴로 그들의 말을 찬찬히 듣는다. 이어 사혈침으로 손가락을 찔러 피를 뺀 뒤 쑥뜸을 뜬다. 쑥뜸에서 나는 연기가 안개처럼 퍼져나간다. 쑥향기탓인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봉사자들 주위로 어르신들이 빼곡히 둘러섰다. 질문도 쏟아진다. 공짜냐, 아프지 않으냐, 쑥뜸을 얻어갈 수는 없느냐, 언제 또 행사를 하느냐 등등. 한 어르신은 팔꿈치를 다쳐 제대로 펴기 힘들었는데 뜸을 뜨고 난 뒤 팔을 자유롭게 놀릴 수 있게 됐다고 하면서 “거짓말 같다”고 놀라워한다. 이날 봉사활동에 나선 이들은 이달 중순 위례시민연대의 수족침 강좌를 마친 수료생 6명. 모두 이 지역에 사는 주부들이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동안 집중 교육을 받았다. 다달이 2만 원씩 수강료를 내고, 자원봉사를 서약해야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봉사자가 모자라 온누리 수족침 봉사단 10여 명이 함께 참여했다. 이 모임 박경희 회장은 “오늘 야유회를 가기로 했는데 이 행사 때문에 취소하고 이리로 왔다”면서도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이날 처음 봉사활동에 나선 정복선(58·여)씨는 “내가 다른 분들에게 베풀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며 “틈날 때마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의 쑥뜸뜨기’는 위례시민연대가 추진 중인 건강도우미 사업의 하나다. 이 사업은 자원봉사 모임을 만들어 의료취약계층인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주부들이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드는 것도 목적 가운데 하나다. 위례시민연대는 지역 의료계와 힘을 합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정기방문간호, 병원연결 등의 의료안전망을 꾸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영선 사무국장은 “건강도우미를 통해 자원봉사를 하다보면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지방자치에도 눈길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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