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68·서전농원 대표)씨
“‘버는 것은 기술, 쓰는 것은 예술’이라는 말을 가장 좋아합니다. 17살에 76원을 들고 상경해 남들이 다 사먹는 사카린 음료수조차 사먹지 못했지만 후학을 위해 쓰는 것은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김병호(68·사진·서전농원 대표)씨가 12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자신의 논밭 등 부동산 300억원 상당의 사재를 카이스트(KAIST) 발전기금으로 기부하기로 약정한 이유다. 1941년 전북 부안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대표는 무작정 상경해 식당 종업원과 운수회사 직원 등을 전전하며 고생한 끝에 88년 용인에 밤나무농장인 서전농원을 세웠다.
지난해 고향인 부안군의 ‘나누미 근농 장학재단’에 10억원의 장학금을 쾌척하기도 했던 김 대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상을 치르고 남은 부의금도 친척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내놓았다”면서 “그것이 아버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뜻있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번 기부 결정에는 부인 김삼열씨와 아들 김세윤씨의 적극적인 지지도 한몫 했다. 김 대표는 “처음 기부의사를 밝혔을 때 아내가 나를 자랑스러워하며 적극적으로 격려해줬다”면서 “아들도 매달 일정금액을 유니세프에 후원금으로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