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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할머니가 보물’인 ‘딸래미 손녀’ 희숙이

등록 2010-05-05 18:36

장희숙(14·사진 왼쪽)양과 이춘자(70)씨.
장희숙(14·사진 왼쪽)양과 이춘자(70)씨.
백혈병 딛고 조부모 도와…학생 효도대상 받아




“할머니가 제 보물이자 어린이날 선물인 걸요.” 충북 충주북여중 장희숙(14·사진 왼쪽)양은 5일 어린이날을 충주시 문화동 풍물시장시장에서 맞았다. 시장 한켠 노점에서 할머니 이춘자(70)씨와 상추·청국장·고구마 등을 파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장은 희숙양의 놀이터이자 생활공간이다. 부모가 집을 나간 뒤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자란 희숙양은 할머니가 2007년 6월 위암 수술을 받은 뒤 수업만 끝나면 시장으로 달려와 함께 장사를 한 뒤 해가 져서야 집으로 돌아간다.

희숙양의 몸도 성치는 않다. 태어난 지 두 달만에 백혈병 진단을 받아 7개월동안 병원에서 지냈고, 지금도 1년에 2차례씩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농사·노동일을 하며 병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했던 할아버지 장병우(72)씨마저 지난해 중풍으로 쓰러진 뒤 밥, 설겆이, 빨래 등 가사도 도맡아 하고 있다.

희숙양은 할머니를 “엄마야”라고 부른다. 다른 시장 상인들은 ‘엄마 할머니’, ‘딸래미 손녀’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할머니 이씨는 “이 녀석이 말을 시작할 때부터 나를 엄마야, 라고 부르던 것이 이젠 그게 입에 붙었어요”라고 했다.

느리지만 또박또박 할 말을 다 하는 희숙양의 꿈은 초등학교 교사다. “가난하고, 불편한 학생들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그는 “공부를 좀 더 열심히, 잘 해야하는 데 잘 안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발을 선물한 할머니 이씨는 “마음 같아서는 세상에서 좋은 모든 것을 해주고 싶지만 형편이 안돼 답답하고, 미안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희숙이는 6일 충북도교육청이 주는 ‘2010 충북 학생 효도대상’에서 ‘섬김상’을 받는다.


충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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