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덕(64) 이장
가난의 기억에서 꽃 핀 기부
충북 보은군 내북면 창리 양재덕(64·사진) 이장이 28년째 다달이 1~2만원씩 모교인 보은 내북초교에 장학금을 내고 있다.
“등록금이 없이 학업을 이을 수 없었던 내 어린날의 기억이 한스러워 푼돈이나마 보내고 있다”는 그는 내북초 25회 졸업생으로 당시 명문으로 꼽히던 청주중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1년도 채 안돼 학업을 접고 농사를 거들어야 했다.
1985년 그는 충북고 조무원으로 책·걸상을 고치고, 화단을 가꾸는 등 학교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다. “참 우습죠. 공부는 아니지만 평생 학교밥을 먹는 직업을 얻었으니까요.”
그때부터 그가 넉넉찮은 월급에서 기부한 장학금으로 학업을 이은 학생들은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오고 있다. 2008년 청주 금천고에서 정년퇴임한 뒤 그는 고향 창리 이장을 맡았고, 내북초교 학생들은 창리 마을과 자매결연해 틈틈이 경로당 청소를 하며 보답하고 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보은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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