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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장미농장 주인 130억원 기부 “농업 키울 종잣돈 보탤래요”

등록 2010-07-09 18:33

김종화(60)씨
김종화(60)씨
김종화씨, 전남도에 생산·연구·교육 공익기관 설립 제안
“혼자 안고 있으면 뭐합니까. 한국 농업이 진일보하는 데 종자돈을 보태겠습니다.”

영산강변에서 장미 농사를 짓는 김종화(60·사진)씨는 최근 한국 시설농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밑돌을 놓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는 최근 농토가 영산강 살리기 사업 터로 편입되자 평소 품었던 꿈을 현실로 만들기로 했다. 내년쯤 보상비 150억원(추정값)이 나오면 여태껏 동업했던 동생과 자신이 10억원씩을 나누고 나머지 130억원은 공익기관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지난 5월 전남도를 찾아가 종잣돈을 댈 테니 시설농업의 생산·교육·연구를 추진하는 공익기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전남도는 반색을 하고 김씨에게 구체적인 사업제안을 부탁했다. 김씨는 연말까지 터 100만평에 30만평 안팎의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장미·파프리카 등 수익성 높은 작목을 육성하는 기관을 설립하자고 제안할 방침이다. 이 기관이 세워지면 일자리 5000개 창출, 생산자 수익 증대, 무안공항 물류 확대, 농민 교육기능 강화, 원예 관광지 조성 등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3월에 병원에 갔더니 폐에 종양이 생겼어요. 악성이 아닌 물혹으로 판명이 날 때까지 이렇게 살다 죽으면 뭐가 남나 하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어요. 그래서 착한 사람 흉내를 한번 내보기로 했지요.”

그는 광주시 북구 용두동 영산강 부근에서 장미를 재배하는 무등농원의 대표다. 초대형 시설하우스 8동을 설치하고 농업노동자 16명을 상시로 고용해 한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 정도 면적이면 통상 30명이 필요하지만 △비닐하우스 구조 개선 △무인방제 장비 채택 △페라이트 양액 재배 등 기술 혁신으로 인력을 절감했다. 이에 따라 장미 한 송이 생산단가도 400~500원에서 150원으로 낮아졌다.

“72년 중졸 학력으로 제대를 하고 나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고향이 경남 마산인데 군대 동기를 따라 전라도에 무작정 정착했지요. 김해의 낙동강 둔치에서 장미 농사를 짓는 걸 보고 작목을 골랐어요. 하지만 남이 돈벌 때는 쉬워보였는데 내가 돈 벌려니 어려웠어요.”

10년을 헤매던 그한테 80년대 중반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한겨울에 밤새 큰눈이 내렸다. 들판의 모든 하우스가 폭삭 주저앉았는데 굵은 철재를 쓴 김씨의 하우스만 버티고 있었다. 평소 한 단에 2000원 하던 장미값이 1만5천원으로 뛰었다. 덕분에 그동안 진 빚을 단번에 갚을 수 있었다. 주변에서 그를 대하는 눈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38년 동안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 주변 10여 농가를 설득해 해아름 영농법인도 세웠다.

글·사진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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