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교실을 맡고 있는 윤영미씨가 서울
구로구 파랑새나눔공부방 아이들과 연극
에 앞서 아이들의 몸을 풀어주기 위해 천으로
하는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 자바르떼 제공
구로구 파랑새나눔공부방 아이들과 연극
에 앞서 아이들의 몸을 풀어주기 위해 천으로
하는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 자바르떼 제공
소외계층 찾아
문화강좌 여는 ‘자바르떼’ 자바르떼. 일자리와 예술이라는 뜻의 영어와 프랑스어를 합친 말로 문예활동을 가르치는 이들의 모임이다. 자바르떼 회원들은 매주 서울, 인천, 안산 3개 지역의 단체를 찾아 문화 강좌 ‘신나는 문화학교’를 연다. 강좌수만 69개에 이른다. 강의 장소는 공부방이 가장 많다. 자활후견기관, 복지관, 사랑방 등도 찾아 간다. 문예 활동을 접할 기회가 드문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20일 오후3시 서울 구로구 구로여성회 사무실. 자바르떼 회원인 윤영미씨가 이 동네 파랑새나눔공부방에 다니는 아이들 12명에게 연극을 가르치고 있다. 윤씨는 대학에서 극작을 전공하고 연극 무대에 서기도 했던 연극인. 윤씨는 아이들의 몸을 풀어주는 놀이를 시작한다. 오늘 몸풀기는 ‘상상력으로 물건 변형하기’. 사무실 주방의 물건을 나눠받은 아이들이 저마다 바빠진다. 한 남자 아이는 훌라후프를 자동차 운전대처럼 잡고 차를 모는 시늉을 한다. 다른 여자 아이는 종이컵과 빈그릇을 엎어 놓고 젓가락으로 두드린다. 난타 공연이란다. 또 다른 아이는 대걸레를 말처럼 타고 돌아다니고 기차라며 다른 아이를 뒤에 태우기도 한다. 한 아이는 “죽어도 되요?”라고 묻더니 칼에 맞아 쓰러지는 시늉을 한다. 이어 연극놀이. 어른이 없는 섬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얘기가 주제다. 오늘 연극을 어떻게 꾸밀지 아이들이 머리를 맞댄다. 매주 공부방 등 찾아 69개 문화강좌 열어
교사들 급여 없어도 ‘문화나누기’에 동참 윤씨처럼 소외계층을 찾아 문화를 가르치는 자바르떼 회원은 모두 71명. 강좌 종류는 만화, 연극, 노래, 문학, 풍물, 바이올린, 오카리나, 도자기, 기타, 미술 등 다양하다. 대부분 수강생들이 선택한 장르다. 자바르떼가 만들어진 것은 1년도 되지 않는다. 2004년 7월 실업극복국민재단 사회적일자리분과 회의 때 한 참석자가 아이디어를 냈다. 이은진 대표는 “사회적 일자리를 내건 만큼 처음부터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교육을 목표로 삼았다”고 자바르떼의 성격을 말했다. 먼저 소외계층의 욕구를 조사했다. 이 대표는 서울, 인천, 안산 등의 지역 단체들을 발로 뛰어다니며 만났다. 자활후견기관, 공부방, 여성 단체, 이주노동자 모임 등 79개 기관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밥먹고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문화에 대한 욕구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갈증은 아주 컸습니다.” 배우고 싶어하는 장르도 20여가지나 됐다. 곧바로 교사 모집에 들어가 9월초 보조 교사 13명을 포함해 모두 50명을 뽑았다. 정교사는 5년 이상 해당 장르별 활동을 하고, 교사 경력 2년 이상인 사람으로 제한해 질을 확보했다. 교사들에 주는 월 80만원의 ‘급여’는 실업극복국민재단에서 댔다. 그해 10월9일. 드디어 ‘신나는 문화학교’가 문을 열였다.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1주일에 한번 이상 할 수 없느냐는 문의도 많았다. 지난 3월 문화제를 끝으로 문화학교가 문을 닫았지만 해당 단체들은 문화학교의 지속을 바랐다. 자바르떼 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문화 교육 활동 자체가 좋아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도 좋으니 계속하겠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신나는 문화학교’ 2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급여를 받지 못하지만 교사들은 50명에서 71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교사들 급여 확보가 고민이기는 하지만 모두들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자바르떼의 활동에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활동이 일자리가 된다면 더욱 좋은 일이겠지요.” 이 대표의 바람이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문화강좌 여는 ‘자바르떼’ 자바르떼. 일자리와 예술이라는 뜻의 영어와 프랑스어를 합친 말로 문예활동을 가르치는 이들의 모임이다. 자바르떼 회원들은 매주 서울, 인천, 안산 3개 지역의 단체를 찾아 문화 강좌 ‘신나는 문화학교’를 연다. 강좌수만 69개에 이른다. 강의 장소는 공부방이 가장 많다. 자활후견기관, 복지관, 사랑방 등도 찾아 간다. 문예 활동을 접할 기회가 드문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20일 오후3시 서울 구로구 구로여성회 사무실. 자바르떼 회원인 윤영미씨가 이 동네 파랑새나눔공부방에 다니는 아이들 12명에게 연극을 가르치고 있다. 윤씨는 대학에서 극작을 전공하고 연극 무대에 서기도 했던 연극인. 윤씨는 아이들의 몸을 풀어주는 놀이를 시작한다. 오늘 몸풀기는 ‘상상력으로 물건 변형하기’. 사무실 주방의 물건을 나눠받은 아이들이 저마다 바빠진다. 한 남자 아이는 훌라후프를 자동차 운전대처럼 잡고 차를 모는 시늉을 한다. 다른 여자 아이는 종이컵과 빈그릇을 엎어 놓고 젓가락으로 두드린다. 난타 공연이란다. 또 다른 아이는 대걸레를 말처럼 타고 돌아다니고 기차라며 다른 아이를 뒤에 태우기도 한다. 한 아이는 “죽어도 되요?”라고 묻더니 칼에 맞아 쓰러지는 시늉을 한다. 이어 연극놀이. 어른이 없는 섬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얘기가 주제다. 오늘 연극을 어떻게 꾸밀지 아이들이 머리를 맞댄다. 매주 공부방 등 찾아 69개 문화강좌 열어
교사들 급여 없어도 ‘문화나누기’에 동참 윤씨처럼 소외계층을 찾아 문화를 가르치는 자바르떼 회원은 모두 71명. 강좌 종류는 만화, 연극, 노래, 문학, 풍물, 바이올린, 오카리나, 도자기, 기타, 미술 등 다양하다. 대부분 수강생들이 선택한 장르다. 자바르떼가 만들어진 것은 1년도 되지 않는다. 2004년 7월 실업극복국민재단 사회적일자리분과 회의 때 한 참석자가 아이디어를 냈다. 이은진 대표는 “사회적 일자리를 내건 만큼 처음부터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교육을 목표로 삼았다”고 자바르떼의 성격을 말했다. 먼저 소외계층의 욕구를 조사했다. 이 대표는 서울, 인천, 안산 등의 지역 단체들을 발로 뛰어다니며 만났다. 자활후견기관, 공부방, 여성 단체, 이주노동자 모임 등 79개 기관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밥먹고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문화에 대한 욕구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갈증은 아주 컸습니다.” 배우고 싶어하는 장르도 20여가지나 됐다. 곧바로 교사 모집에 들어가 9월초 보조 교사 13명을 포함해 모두 50명을 뽑았다. 정교사는 5년 이상 해당 장르별 활동을 하고, 교사 경력 2년 이상인 사람으로 제한해 질을 확보했다. 교사들에 주는 월 80만원의 ‘급여’는 실업극복국민재단에서 댔다. 그해 10월9일. 드디어 ‘신나는 문화학교’가 문을 열였다.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1주일에 한번 이상 할 수 없느냐는 문의도 많았다. 지난 3월 문화제를 끝으로 문화학교가 문을 닫았지만 해당 단체들은 문화학교의 지속을 바랐다. 자바르떼 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문화 교육 활동 자체가 좋아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도 좋으니 계속하겠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신나는 문화학교’ 2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급여를 받지 못하지만 교사들은 50명에서 71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교사들 급여 확보가 고민이기는 하지만 모두들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자바르떼의 활동에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활동이 일자리가 된다면 더욱 좋은 일이겠지요.” 이 대표의 바람이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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