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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열심히 일하라며 까르르 웃어주니 고맙구나”

등록 2021-10-07 21:03수정 2021-10-08 02:32

11살 생일 맞은 딸 경민에게
지난 9월18일 11살 생일을 맞은 경민이. 안혜진씨 제공
지난 9월18일 11살 생일을 맞은 경민이. 안혜진씨 제공

사랑하는 딸 경민아, 너의 열 한살 생일을 너무너무 축하해.

10 년 전 더없이 맑은 날 경민이가 엄마에게 와 주었어. 엄만 뱃속에 널 품고, 만날 준비를 하면서 모든 순간들이 행복하고 설렜단다. 건강하고 예쁜 경민이를 만나고 싶어서 열심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렸거든.

하지만 그렇게 더없이 소중한 딸에게 아빠의 사랑은 모른 채 엄마의 반쪽 사랑만 주는 것 같아 늘 마음이 아팠었어. 언젠가 니가 아빠에 대해 묻는다면 어떻게 말해줘야 하나 걱정도 많았었고, 니가 상처받지 않게 해달라고 얼마나 기도를 했는지 모른단다. 엄마가 먼저 너에게 이야기 해주었어야 했는데 용기 내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게 되었지.

그러던 어느날 자라면서 한번도 아빠의 존재를 묻지 않았던 경민이가 7 살이 되던 해, 유치원에서 돌아오던 차 안에서 처음으로 아빠에 대해 물었었어.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쿵’ 했지만 엄마의 설명에 아무렇지 않게 ‘아 그렇구나~~’ 하며 밝게 웃어주어 그게 또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단다. 난 아빠가 원래 없는 사람인 줄 았는데, 원래 없는 게 아니라 지금 없을 뿐이라며 다행이라고, 나도 아빠는 있다며, 넌 너무 좋아했었어.

그렇게 잘 자라준 지금 11살의 경민이는 너무 자랑스러운 딸이야.

엄마가 일 때문에 바빠서 다른 친구들만큼 널 많이 챙기지 못했고 많은걸 해주지 못하지만 그래도 공부도 잘하고 야무진 니가, 엄마 열심히 일하라고, 까르르 웃으며 늘 응원해 주는 경민이가 너무 사랑스럽단다. 사랑하는 내 보물 경민아! 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엄마와 너 행복하자.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엄마로 너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도록 늘 노력할게.

‘영원한 나의 1번!’ 엄마가 오늘도 경민이 많이 많이 사랑해.

인천/안혜진

“원고를 기다립니다”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4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이자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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