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2살 생일을 맞는 서린이. 권수경씨 제공
서린아 엄마야~. 오는 17일이면 우리 서린이가 엄마품에 온 지 벌써 2년이 되는구나. 그동안 엄마 기분 맞추느라, 어설픈 손길 참느라 힘들었지? 엄마도 엄마 노릇 처음하는 거라 늘 덤벙거렸단다.
초보 엄마인지라 네가 때론 자지러지게 울고 떼를 부리면 당황해서 식은 땀만 흘리면서 어떻게 할지몰라 안절부절했지. 결국엔 너한테 짜증내고, 그런 뒤엔 곧 후회하고, 마음으론 화내지 말아야지 다짐을 해봐도 또다시 그런 상황은 반복되곤 했어. 어린 네가 믿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뿐인데, 엄마는 그걸 알면서도 때론 감정을 자제하기 힘들었구나.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널 데리고 놀러 다니지 못해서 답답할텐데, 그저 엄마랑 있으면 좋아라하는 널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는구나. 하루하루 자라는 널 보면서 엄마 자신을 많이 살펴보고 있단다. 덕분에 엄마도 성장하는 기분이야.
훗날 네가 커서 학교에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고,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고, 그리고 자식도 낳아 키우겠지? 그럴 때 엄마가 이렇게 했지 하면서 좋았던 기억만 할 수 있도록 그만큼 엄마가 노력할게.
그러니 너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만 자라주렴. 지금 우리 둘 뿐이지만 어느 가족들 부럽지 않게, 우리 잘살자. 사랑한다, 내 딸 서린 공주.
서울/엄마 권수경
원고료를 드립니다-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5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또 함께 성장해온 주주들에게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 주주통신원(mkyoung60@hanmail.net) 또는 인물팀(peop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