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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처럼 생기 넘치는 의술로 널리 사랑 베풀어 주길 바란다”

등록 2022-04-14 20:52수정 2022-04-15 23:37

[축하합니다] 한의원 개원한 아들에게 주는 글
지난 2000년 1월초 정동진 해맞이 여행길에 동해를 배경으로 가족이 함께했다. 왼쪽부터 둘째아들 문형, 아버지 이상직·어머니 홍경숙씨, 큰아들 문덕. 사진 필자 제공
지난 2000년 1월초 정동진 해맞이 여행길에 동해를 배경으로 가족이 함께했다. 왼쪽부터 둘째아들 문형, 아버지 이상직·어머니 홍경숙씨, 큰아들 문덕. 사진 필자 제공
봄! 나무에 물이 오르고 가지마다 움트는 새싹의 희망을 갖고 개원한 둘째 아들(이문형)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둘째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세계가 확고했습니다. 넓고 큰 꿈과 남다른 시각으로 취학 전부터 백과사전을 즐겨보았습니다. 세계지도에도 관심이 많아 나라 이름과 수도, 인구, 면적까지 늘 공책에 적곤 했습니다. 신문의 스포츠 지면을 매일 들여다보며 야구 선수들의 타율과 여러 구단 투수들의 승률을 분석해 적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대학생인 형의 책장에 꽂혀 있는 두꺼운 책들을 읽으며 평범하지 않은 학구열을 보이기도 해서 아들의 미래 모습을 여러 모양으로 그려 보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진로를 앞에 두고 저는 아들의 재능을 주관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론계나 법조계로 방향을 잡으라고 인문계 쪽을 권유했습니다. 자연계쪽 재능을 포기하게 한거죠. 그런 아쉬움이 남아 있던 중, 아들은 구체적으로 장래를 고민하더니 에스(S)대 인문계 입학 대신 우여곡절 끝에 한의대를 선택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갑작스럽게 퇴사 통보를 받고 실직하게 된 충격으로 인해 평생의 안정적인 직업을 염두에 두고서 그러한 선택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택이 아들에게는 큰 희망이 되었습니다. 아들은 즐겁게 공부하고 보람 있게 학업을 마칠 수 있었지요.

지난 성장 기간 못지않게 최근 몇년 개원하기까지 과정도 만만치 않은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들은 주위 선후배들의 의견과 가깝게 지내는 어르신들의 권유를 참고하면서 나름대로 심사숙고를 하더군요. 독자적인 개원에 이르는 동안 많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고, 그런 둘째에게 저와 아내, 그리고 큰아들 부부는 끊임없이 작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상직씨의 둘째 아들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한 지인이 개업 축하 선물로 기증해준 세계일주 기념품들. 필자 제공
이상직씨의 둘째 아들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한 지인이 개업 축하 선물로 기증해준 세계일주 기념품들. 필자 제공
특히, 아들의 든든한 정신적 신앙적 멘토로서 제반 사안에 대하여 헌신적으로 자문해준 한 선배에게 마음 깊이 고마움을 전합니다. 얼마 전에는 오랜 지인인 80대 어르신이 아들의 처방 덕분에 평소 앓고 있던 증세가 사라졌다며 평생 세계여행을 하며 수집했던 기념품 100여점과 손수 그린 그림 1점을 개원 축하 선물로 기증해주기도 했답니다. 이 기념품들은 대기실과 진료실에 가지런히 장식해 고객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요.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아들이 그 이상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의술로써 풍성한 사랑을 베풀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젊음의 주장이 있고, 누구보다도 큰 꿈이 있으며, 때로는 신념이 강한 아들이기에 그 생각을 늘 존중하지만, 부모로서는 인생의 긴 흐름을 볼 줄 아는 지혜와 겸손을 당부하기도 합니다.

‘애심원견’(愛心遠見), ‘사랑이 깊으면 멀리 본다’는 말처럼 모든 이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대하며 현명한 의사로서 더디 가더라도 바른 길을 따라 멀리 가기를 소원합니다. 커다란 비전과 넓은 마음으로 아픈 이들을 치유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질그릇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사랑합니다!

서울/이상직 주주통신원

원고료를 드립니다-<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5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또 함께 성장해온 주주들에게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 주주통신원(mkyoung60@hanmail.net) 또는 인물팀(people@hani.co.kr). (02)710-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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