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현재 방통위는 여권에서 추천한 김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왼쪽), 야권 추천인 김현 위원 3인 체제로 운영되는데, 김현 상임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14일 남영진 한국방송(KBS) 이사장과 정미정 교육방송(EBS) 이사에 대한 해임 의결을 진행한다. 방통위 상임위원 5명 가운데 2명이 공석인 상태에서 여권 추천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이 다수결로 해임을 강행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날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의 해임 청문회도 잡혀 있다. 이동관 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18일)와 김 직무대행의 임기 종료(23일)를 앞두고 공영방송 이사(장) 해임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1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방통위는 1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남 이사장과 정 이사에 대한 해임 안건을 처리한다. 14일 권태선 이사장에 대한 청문 절차를 거친 뒤, 16일에 한꺼번에 세 사람의 해임 안건을 처리하리라던 관측보다 이르다. 수요일에 전체회의를 열어 안건을 처리하고, 앞서 월요일에 상임위원 간담회를 여는 관례에서 벗어난 것이기도 하다.
방통위는 남 이사장에 대해 일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문제 삼아 해임을 밀어붙이고 있다. 권 이사장의 경우 감사원이 방문진에 요구한 문화방송(MBC)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공공기록물관리법과 감사원법을 위반했다고 방통위의 해임 처분 사전통지서에 명시돼 있다. 정 이사에 대해서는 2020년 티브이(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점을 해임 사유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남 이사장은 의혹이 제기된 사용 내역에 대해 이미 해명을 내놨으며, 권 이사장은 “방문진이 문화방송에 자료 협조 요청을 했지만 제출하지 않아 감사원더러 직접 받으라고 한 것”이라며 “방문진이 강제할 권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 이사는 “검찰의 일방적 주장일 뿐, 합법적 절차에 따른 수정이었다”는 입장이다.
한국방송·방문진·교육방송 이사들은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 직전 정부 과천청사 민원실 앞에서 해임 절차의 위법성과 공영방송 장악 의도를 규탄하는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안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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