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보았으면 해서…”
‘장애우 치과’서 매달 자원 봉사
사람관계 강조 신영복 선생 존경
‘장애우 치과’서 매달 자원 봉사
사람관계 강조 신영복 선생 존경
[하니바람] 한겨레 주주 치과의사 이익성씨
“전 한겨레신문 2부를 봅니다. 매일 출근 때 지하철에서 <한겨레>를 읽고 고속터미널역에서 내릴 때 두고 내립니다. 누군가 보겠지요. 못 다 읽은 면은 병원으로 배달되는 다른 한겨레를 보면 되니까요”
한겨레와의 인연을 묻자 그는 “대학교 다닐 때가 1986년이었는데, 그 때 김세진 열사가 전방입소 반대시위를 하며 분신을 한 사건이 있었거든요. 그런 사회적인 사건을 지켜보며 공정하고 바른 보도를 하는 신문, 믿음이 가는 신문에 대한 소망 같은 것이 마음에 있었나 봐요.”
명문 공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연구실에서 5년을 근무했더니, 직장생활이 시들. 의사가 되어볼까? 지금은 그의 뜻대로 덜컥 치과의사가 됐답니다.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흘러 왔어요.”라며 겸손함으로 내 보이지만 ‘어쩌다보니’라는 우연은 쉽사리 고개를 내밀지 않는 법임을 우리는 잘 알지요.
한겨레 주주인 이익성님(40)입니다.
“자, 사진 몇 컷 찍겠습니다.”는 말에, “허 참 어색해서...”라는 말을 연발하시네요.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사진을 배우고 있다면서 정작 자신은 카메라 앞에서 저렇게 겸연쩍어하니 사진을 배우는 까닭이 더욱 궁금할 수밖에요.
“신영복 선생을 좋아하는데, 그 분이 하신 말씀 가운데 ‘인간은 관계 속의 총화’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사람의 길’을 지키고자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함께하며 남을 이해하고 존중하자는 뜻이랍니다. 환자와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눈 탓인지, 귀에 쏙쏙 들어오면서도 참 편하게 이야기 합니다.
“인간은 관계 속의 총화란 말을 한 신영복 선생을 좋아합니다. 마침 카메라가 생겨서 이참에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여러 사람과 만나며 관계를 맺어 따뜻한 인간미를 나눠야 겠다고 생각해서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사진강좌를 배우게 되었죠. 신영복 선생의 책을 읽고 그의 생각을 따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고전을 읽는 모임인 ‘고전읽기반’에도 나갑니다. 요즈음은 ‘주역’을 읽는 중인데, 내용이 어렵지만 사람만나는 것이 마냥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남몰래 안타까운 이를 돕는 한겨레 가족답게 그는 매달 두 번씩(둘째 넷째주 수요일) 서울 서초구에서 운영하는 ‘장애우 치과’에 자원봉사 진료도 맡고 있었습니다. 매달 두번씩 꼬박꼬박 나가 봉사하다보니 장기 치료를 요하는 환자는 예외없이 그와의 인연이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이가 시원찮아 치과에 자주 가는 편인데 갈 때마다 겁이 나요. 온갖 기계 장치를 들이대고 이 가는 소리에 무뚝뚝하고 무표정한 의사 때문이죠.”라는 환자로서 고충을 살짝 이야기 했더니, 그 역시 ‘의사’란 직업을 갖기 전에는 치과 가기가 무서웠답니다.
“저도 치료받을 때 아픔을 잘 못 참습니다. 엄살도 많이 피우고, 의사들이 딱 싫어하는 환자 스타일이죠. 하하하” “요즈음 무통 진료니 레이저 시술이니 의료기술이 많이 좋아졌다는데 아프지 않는 치료법은 없나요?” 다시 한번 물었더니 “마취주사 놓을 때 아픔 정도는 감수해야 합니다. 의사는 치료를 위해서 권위가 필요합니다. 환자가 의사를 믿지 않으면 병이 낫지를 않거든요. 의사의 권위란 환자들이 의사를 믿어주는데서 나옵니다.”
“바른 칫솔질만큼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잇몸과 이뿌리가 닿는 곳에 칫솔을 대고 가볍게 구석구석 오랫동안 해야 합니다. 시간 한 번 재보세요. 1분 넘게 칫솔질 하는 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닦는 방법에 대해 한마디 합니다.
김시열 abukung@hanmail.net/<하니바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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