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호준 기자
최근 제주도와 제주개발센터가 공동으로 미국과 홍콩에서 연 국외투자유치 활동이 입방아에 올랐다.
제주지역의 한 방송은 지난 23일 오후 “사절단이 투자할 능력이 없는 ‘종이회사’와 투자합의각서를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사실이라면 국외여행 말고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지만, 일정의 절반은 관광지를 둘러보는 국외여행이었다”며 이번 활동이 ‘국외여행’이었다고 비판했다.
과연 방송 보도내용처럼 국외여행 말고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을까. 보도에 따르면, “이번 체결한 투자합의각서는 정식계약이 아니라 향후 일정과 전제 조건을 정리하는 문서로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제기는 도나 개발센터가 모두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개발센터 관계자도 “향후 일정과 전제 조건을 정리한 것으로, 앞으로 3개월 이내에 관련 이행각서 등을 보내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다.
방송사 쪽은 또 “관광산업을 벤치마킹한다”며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일정의 절반을 보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이번 활동의 취지를 모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활동은 투자유치설명회와 함께 제주의 7대 프로젝트와 관련해 테마파크 시설을 둘러보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미항 개발과 관련한 마리나 시설, 휴양형 주거단지 성격의 라퀸타 골프리조트, 홍콩 리조트에서는 관계자들을 만나 시설규모와 방문객 수, 연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유니버설스튜디오, 디즈니랜드,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및 아케이드시설 방문 등도 제주의 관광시설에 적용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보도에 앞서 사실 확인이 우선이다. 현지에서 보고 느낀 것을 제주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면 바람직하다. 그런 면에서 도정 책임자나 제주지역 개발의 한 축을 담당한 개발센터 관계자들의 이번 활동을 비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허호준 기자
연재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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