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 ‘과학카페’ 등서
지나친 친정부행태 논란
KBS쪽 “공익프로만 받아”
지나친 친정부행태 논란
KBS쪽 “공익프로만 받아”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이 예능 프로그램까지 정부부처로부터 거액의 협찬을 받아 정책 홍보에 나서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방송은 지난 4일 방송한 ‘미녀들의 수다’를 1시간 내내 일본과 싱가포르 등의 법질서 탐방 내용으로 꾸몄다. 프로그램 말미에는 이귀남 법무장관이 출연해 2분40초 동안 “올해 G20 정상회의가 개최돼 세계가 우리 시민의식과 법질서 의식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G20 회의 유치 등을 홍보했다.
한국방송은 지난해 12월 ‘리빙쇼 당신이 6시’의 한 꼭지와 ‘미녀들의 수다’, 그리고 향후 법질서준수 관련 캠페인성 교양 프로그램 2건을 제작하는 조건으로 법무부와 2억원의 협찬 계약을 맺었다. 한국방송은 이와 별도로 법질서 지키기 공익 캠페인을 4개월간 방송하는 조건으로 8억원을 받는 등 법무부로부터 모두 10억여원을 협찬받았다.
한국방송은 지난해 12월26일에도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농촌정보문화센터로부터 협찬을 받아 ‘과학카페’ 프로그램에서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과 맛을 강조하는 내용을 내보냈다. 과학카페의 두 번째 꼭지로 방송된 9분30초 분량의 이 프로그램은 수입 쇠고기 검역 과정 등의 모습을 보여주며 “수입 쇠고기는 철저한 검역 과정을 거친 안전한 쇠고기만 수입된다”는 정부 논리를 강조했다.
양승동 한국방송 피디는 “예전에도 협찬을 받은 적은 있지만 프로그램 제작은 자율적이었는데, 지금은 정부 정책을 지나치게 알리는 쪽으로 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용규 한국방송 편성운영팀장은 “G20이라는 국가의 중대사를 앞두고 장관이 나와 기초질서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강선규 홍보팀장도 “공익성 있는 프로그램 제작에 협찬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는 최근 공개한 ‘공정방송실천위원회 보고서’에서 자사 뉴스가 과도한 친정부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지난 11일 저녁 메인뉴스를 비교하면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가 예산, 역차별, 국민 추가 부담 등 비판적인 아이템을 배치했지만, 한국방송은 11꼭지 가운데 7꼭지를 일방홍보로, 4꼭지를 찬반공방으로 다뤘다고 지적했다.
또 1월5일 ‘한국형 원전 세계로 나가다’, 지난해 11월1일 ‘신아시아 외교 의의와 과제는’, 지난해 11월2일 ‘영산강살리기 희망선포식’ 등의 특집 프로그램은 윗선에서 제작을 지시한 대표적인 ‘하청 아이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대영 보도국장은 “입장을 표명할 게 없다”고 밝혔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화보 : 연예인 - 이영은]
또 1월5일 ‘한국형 원전 세계로 나가다’, 지난해 11월1일 ‘신아시아 외교 의의와 과제는’, 지난해 11월2일 ‘영산강살리기 희망선포식’ 등의 특집 프로그램은 윗선에서 제작을 지시한 대표적인 ‘하청 아이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대영 보도국장은 “입장을 표명할 게 없다”고 밝혔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화보 : 연예인 - 이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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