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MBC 사장
방문진 본부장 후보 3명 일방적 결의에 반발
“방문진 존재 의미 고민”…노조도 대응 태세
“방문진 존재 의미 고민”…노조도 대응 태세
엄기영 MBC 사장이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MBC 이사진 후보 결의에 반대하며 8일 전격 사퇴의사를 밝혔다. 엄 사장의 사퇴의사 표명은 두 달째 공석인 MBC 이사진(보도 및 TV제작 등)에 대해 방문진 이사회가 자신의 인사안과 다른 이사진을 후보로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엄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방문진 이사회가 끝난 뒤 “오늘 방문진의 존재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체 뭘 하라는 건지”라며 “MBC 사장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방문진은 이사회를 열고 MBC 이사진 후보로 황희만 울산MBC 사장, 윤혁 MBC 부국장, 안광한 MBC 편성국장을 추천했으며 이들의 보직 결정은 엄 사장에게 맡기기로 결의했다. 반면 엄 사장은 MBC 이사진으로 보도 본부장에 권재홍 보도국 선임기자, TV제작 본부장에 안우정 예능국장, 편성 본부장에 안광한 편성국장을 추천했다. 방문진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14층에서 여당 측 이사 6명과 엄기영 MBC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었다. 여당 측 이사 참석자는 김우룡 이사장을 포함해 차기환, 김광동, 남찬순, 최홍재, 문재완 이사 등 6명이었다. 그러나 야당 측 이사인 정상모, 한상혁, 고진 이사 등 3명은 불참했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는 이사회장에 들어가려는 MBC 노조와 이를 막으려는 롯데호텔 직원, 취재진 등 40여 명이 뒤엉키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문진은 이날 낮 서울 롯데호텔에서 MBC 이사진 인사 승인을 위해 정수장학회와 함께 MBC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MBC 노조는 이날 낮 12시에는 중앙집행위원회, 오후 6시에는 전국대의원대회를 잇따라 열고 향후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은 “방문진이 MBC 이사진 선임을 강행하면 보궐 임원의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