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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KBS 최근 동향 보고’ 사찰 문건보니
“김인규 자신감 지나쳐 신중한 자세 필요”

등록 2012-03-30 20:59수정 2012-03-30 21:12

사찰보고서 폭로한 취재팀=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사찰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새노조 ‘리셋 케이비에스 뉴스9’ 취재팀 송명훈(왼쪽부터), 김경래 기자 등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재 과정 등을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사찰보고서 폭로한 취재팀=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사찰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새노조 ‘리셋 케이비에스 뉴스9’ 취재팀 송명훈(왼쪽부터), 김경래 기자 등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재 과정 등을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 MB정부 전방위사찰 핵폭풍
‘방송사 임원교체’ 보고서 보니
충성도로 띄운 낙하산…‘방송장악’ 치밀했다
친정부 인사로 이사회 교체되기 전후에 작성
‘BH하명’ 적시…청와대 깊숙히 개입한 정황
KBS 새노조 “내용 섬뜩…불법적 방송개입”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한국방송>(KBS) <와이티엔>(YTN) 사찰 보고서는 현 정부가 방송장악을 위해 휘두른 ‘낙하산 인사’의 속살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이 ‘청와대 낙하산’이라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증언에 더해, 청와대 등 권력기관이 방송사 인사에 적극 개입했음을 방증하는 사찰 문건이 나온 것이다.

2009년 9월3일 작성된 ‘와이티엔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 문건을 보면, “(배석규) 직무대행체제를 종식시키고 사장으로 임명하여 힘을 실어줄 필요”라는 대목이 나온다. 또 당시 배 대행의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과 와이티엔의 개혁에 몸을 바칠 각오가 돋보”인다고 적었다. 같은해 8월4일 사장 직무대행이 된 배석규씨는 취임 다음날 실·국장들에게 보직 사퇴서를 일괄 제출하라고 지시했고, 닷새 뒤에는 ‘돌발영상’ 담당 기자를 발령냈다. 이런 조처를 높이 평가하고 빨리 대행 꼬리표를 떼주자는 게 문건의 요지다.

실제 배 대행은 이 문건 작성 한달 뒤인 10월9일 전격적으로 열린 이사회에서 정식 사장으로 선임됐다. 노조 관계자는 “사장 임명과 대주주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청와대가 최종적으로 개입했음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정황”이라고 말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09년 8월25일 작성한 다른 문건을 보면, 1팀 사건 진행상황 리스트의 ‘케이비에스, 와이티엔, 엠비시 임원진 교체 방향 보고’ 항목 옆 비고란에 ‘비에치(BH) 하명’이란 글귀가 적혀 있다. ‘비에치’는 청와대를 일컫는다. 이 문건이 청와대 지시로 작성돼 보고됐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방송사 이사회와 주주들의 고유 권한인 경영진 선출에 청와대가 적극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 할 만하다.

보고서 작성 한달 전쯤인 7월31일엔 문화방송 사장 선임권을 지닌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의 다수가 정권 입맛에 맞는 이들로 교체됐다. 당시 이사장으로 선임된 김우룡씨는 8월27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경영진이 알아서 물러나면 좋지 않겠냐”며 엄기영 당시 사장을 압박했다. 엄 전 사장은 결국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2010년 2월 중도사퇴했다. 김 전 이사장은 지난 3월8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김재철 사장은 내가 거의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임명권자(대통령)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며 사실상 대통령의 사장 ‘낙점’을 실토했다.

같은해 8월26일에는 사장 후보 선정 권한이 있는 한국방송 이사들이 친정권 인사 위주로 교체됐다. 당시 이사장으로 뽑힌 손병두씨는 9월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사장 임기 만료 전 적절한 인물을 찾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며 당시 이병순 한국방송 사장의 교체를 시사했다. 사찰 보고서가 엄기영 문화방송 사장 중도퇴진과, 한국방송 이병순 사장을 교체하고 김인규씨가 새 사장으로 선임되는 결정과 관련되었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밖에 날짜가 명시되지 않은 ‘한국방송 최근 동향 보고’라는 사찰 문건을 보면, 엠비 선거참모를 지낸 김인규 사장을 비롯해, 공영방송의 친정부 인사도 감시 대상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이 문건에는 김 사장과 그의 최측근의 언행에 대한 평가도 나온다. “김 사장이 기자들에게 ‘케이비에스가 친정부 방송해도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등 소신을 너무 쉽게 발설”한다거나, “케이비에스 통합을 위해 (김 사장) 측근들의 언행 조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대목 등에선 현 정부가 공영방송에 개입한 정도가 꽤 깊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김현석 한국방송 새노조 위원장은 “사찰문건 내용이 섬뜩할 정도로 맞아떨어진다”며 “친정권 내부 인사들의 적극적인 교감과 불법적인 정권의 공영방송 개입이 드러나는 증거”라고 말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한국방송 와이티엔 사찰 보고서
한국방송 와이티엔 사찰 보고서

한국방송 와이티엔 사찰 보고서 전문

KBS 최근 동향 보고

□ 총파업 무산으로 김인규 사장 취임반대 투쟁 조기 종료

○ 12.2 총파업 투표가 부결되자 사원행동(PD·기자 등 주축, 약 500명) 등 반(反)노조 세력은 노조 집행부를 불신임한 결과라며 집행부 총사퇴 요구

※ 수요회(’08년 사장 선임시 김인규를 지지하기 위해 결성) 등 친(親)김인규 세력의 활동, 공채 출신(1기)에 대한 기대감, 총파업에 부담을 느낀 노조집행부의 조직표 동원 등으로 투표가 부결되었다는 분석

○ 12.16 노조집행부는 사퇴 거부하며 사측과 협상을 통해 ‘사장 취임 1년 중간평가’ 등 9개항 합의 후 대의원대회에서 재신임

※ 사원행동은 정연주 전(前)사장을 지지하는 등 반정부 성향을 보이는 반면, KBS 노조는 ’08.8 언론노조 탈퇴 등 사원행동과 대립하고 있으며, 현(現)집행부도 사장 선임과정에서 이병순 전(前)사장을 지지하였으나 김인규가 사장에 취임하자 친(親)김인규로 선회

□ 현(現)집행부에 반발, 605명 노조 탈퇴 후 별도 노조 설립으로 노노갈등 증폭

○ 총파업 부결에도 집행부가 사퇴를 거부하자 현집행부는 투쟁 의지가 없다며 PD·기자 중심으로 노조를 탈퇴, 언론노조 KBS지부로 별도 노조 설립 추진

※ KBS에서는 별도 노조 설립이 합법적이라도 독자적 교섭권은 없다는 입장이며, 신설노조 집행부는 친정부적인 뉴스·프로그램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반정부투쟁 방침 견지

○ 언론노조의 개입으로 MBC노조와의 연대 투쟁, 노조간 선명성 경쟁으로 KBS노조에 강성 집행부 등장 등 분란 심화 우려

※ 당분간 노노간 대립 및 분열로 세(勢)가 약화될 전망이나 노노간 대립과정에 강성집행부 집권 빌미 제공 우려

□ 신속한 인사로 조직을 안정시켰으며, 내년 경영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 개편 등 개혁 작업 본격 추진 예정

○ 이병순 前사장 시절 임원 2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호남출신 백운기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조직화합 도모

※ 김영해 부사장은 기술본부장 출신으로 노조(위원장 강동구, 기술직)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병순 전(前)사장 세력의 협조를 이끌어냄

○ 인사실장 박갑진(포항출신), 보도본부장 이정봉(수요회 회장) 등 측근들의 주요보직 배치로 친정체제 토대 마련

※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시절 직원(운전기사 김○○, 비서실 이○○)까지 KBS로 데려와 자기 사람을 너무 챙긴다는 지적도 있음

○ 뉴스 포맷 변경(기자 중심→앵커 중심) 등 공영성 강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개편, KBS의 색깔을 바꾸고 인사와 조직개편을 거쳐 조직을 장악한 후 수신료 현실화 등 개혁과제 추진 예정

※ 현재 방송국은 기술발전에 따른 과잉인력 상태로 구조조정을 가장 우려하고 있으며, 경영진단 결과에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 필요성이 담길 경우 향후 주도권은 김인규 사장에게 넘어가 KBS를 장악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는 전망도 있음

□ 김인규 사장은 조직 통합 및 본격적인 개혁업무 추진을 위해 보다 신중하고 몸을 낮추는 자세 필요

○ 자신감이 지나치고 언행에 거리낌이 없어 경솔하게 비춰질 가능성이 많은 만큼 대외적으로 신중한 자세 유지

※ 12.5 봉사활동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KBS가 친정부 방송해도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등 소신을 너무 쉽게 발설

○ KBS 통합을 위해 측근들의 언행 조심 필요

※ 이병순 전(前)사장과 강동순 전(前) 감사의 지지세력이 여전히 존재하여 이들의 협조가 조직 안정 및 통솔에 필요하며, 수요회를 이끌고 있는 고대영 보도총괄팀장 등 측근들도 김인규를 닮아 자신감이 지나쳐 건방져 보인다는 지적을 받기도 함

■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 (2009. 9. 3, 1팀)

□ 배석규 신임 대표이사의 개혁조치 ○ YTN의 배석규 전무(‘51, 경북 성주)는 신임 대표이사(사장 직대)로 취임한 지 1개월여 만에 노조의 경영 개입 차단, 좌편향 방송 시정 조치를 단행 - 노조와 회사 양쪽을 기웃거린 간부들은 강력히 경고해 태도를 시정케 하는 한편, 친노조·좌편향 경영·간부진은 해임 또는 보직변경 등 인사 조치 ※ 새 대표이사는 8.4 취임후 즉시 보도국장 직선제 폐지 및 좌편향 보도국장 교체, 돌발영상 담당 PD(임장혁) 교체, 좌편향 앵커진 대폭 교체, 친노조 성향 간부진 교체 등 개혁조치를 계속함 ○ 신임 대표는 강단과 지모를 겸비한 우수한 경영능력 보유자임에도 전(前) 정부 때 차별을 받아 온 자로서,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과 YTN의 개혁에 몸을 바칠 각오가 돋보임

□ 노조의 반발 제압 ○ 노조는 새 대표이사 불신임 투표, 제작거부 결의 등 강력 반발했으나, 새 대표가 오히려 불신임투표 주동자 징계, 사규 위반자 문책, 해고자 출입금지 등 강경 대응하자 ※ 노종면 등 불법파업주동자의 1심 판결(전원 벌금형)은 검찰에 항소 건의 - 조합원들의 결집력이 약해져 종전과 같이 힘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제작거부 결의를 철회하는 등 사실상 굴복

□ 조치 건의 ○ 새 대표가 회사를 조기 안정시킬 수 있도록 직무대행 체제를 종식시키고 사장으로 임명하여 힘을 실어 줄 필요 ※ 사장선임 : 대주주(한전KDN, 우리은행, 마사회- 지분 약 40%)의 사실상 승인을 얻어 이사회에서 사장으로 선임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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