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의 인터뷰서 심경 고백
“(사찰을 했다면) 빨리 그 내용을 알려달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2009년 9월 경찰에 자신 등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들에 대한 사찰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한 방송인 김제동씨의 호소다.
그는 지난 3일 파업중인 <문화방송>(MBC)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사찰을 하신 분이 계시다면, 혹시 나온 게 있다면 (그 내용을) 알려달라. 저는 민정씨하고는 연애할 수 있지만, 민정수석하고는 (연애)할 마음이 없다. 빨리 얘기를 해달라. 털면 다 나옵니다 식으로 하지 말고 털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협박이나 외압, 이런 게 겁나는 게 아니고, (사찰 문건에) 이름만 있고, 내용이 없다. 제일 무서운 건 그거다. 알아서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사찰을 당했다 생각하면) 자꾸 움츠러든다. 혼자서 온갖 검열을 다 해보게 된다. 나는 좌파인가 우파인가, 나는 빨갱이인가. 당신들이 말하는 좌파 연예인의 기준은 뭔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 그 자체가 심각한 검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10년 5월께 국가정보원 직원이 두차례 찾아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사회를 보지 말라고 회유한 사실을 당시 공개하지 않은 것은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국정원 직원이 찾아오면 억압이나 무거운 무게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분들도 있다”며 “(내가) 이 정도로 억압이나 탄압을 받았다고 이야기하면 쪼잔하고 찌질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유명 연예인이기에) 보호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런 힘조차 없는 사람들한테 국정원 직원이 찾아가 ‘그런 일 하지 마십쇼’ 그러면 폭력이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4일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사찰 공포로 약 없이는 잠들지 못한다’는 공지영씨의 전언에 대해 “무대에 오르는 건 늘 조금씩 떨린다. 그러나 상시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미국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토크콘서트 참석을 위해 5일 출국해 10일 귀국한다. 문화방송 노조와의 인터뷰 등에 응한 것은 자신이 국내에 없는 사이 의혹과 논란을 키우기보다 솔직하게 털어놓고 가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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