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간부 40여명이 14일 오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경기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한 뒤 세월호 유족들을 방문해 언론보도를 비판하는 한 유족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언론노조 안산분향소 참배
“부끄럽고 참담…” 결의문
‘박대통령 지시 부재’ 관련
KBS·MBC 중점보도 1건도 없어
“부끄럽고 참담…” 결의문
‘박대통령 지시 부재’ 관련
KBS·MBC 중점보도 1건도 없어
‘전원구조’ 오보 등 ‘세월호 참사’ 때 언론이 보인 부정적인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참사 1년을 앞두고 언론계에서 당시 언론 보도의 잘못들을 되새겨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14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참회하고 반성하겠습니다’란 제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결의문에서 “언론은 사실 확인은 뒷전인 채 정부 발표만을 받아썼고, 경쟁에 매몰돼 엉터리 기사를 마구 쏟아냈다”고 반성했다. 또 “1년이 지났는데도 언론의 진상 규명 노력은 여전히 뒷전이고, 배·보상금만 부각하며 유족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잘못된 보도로 상처입은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한다”며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앞장선다” 등을 결의했다.
언론노조는 15일 저녁에는 언론단체들과 함께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세월호 참사 1년, 기레기는 과연 사라졌나’ 제목의 토론회를 연다. ‘세월호 유족’ 정혜숙씨가 참석해 ‘유족이 본 세월호 보도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앞선 13일에는 국회에서 방송기자연합회가 주관한 세월호 보도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를 맡은 김춘식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5개 신문, 6개 방송, 4개 인터넷 신문을 대상으로 삼아, 사고 발생 이후 두 달 동안 언론이 세월호 보도를 어떻게 했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특히 ‘사고발생의 원인진단’ 관련 보도 분석을 보면, 당시 지상파 채널들은 ‘해양경찰의 구조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의 보도를 소홀히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인 <제이티비시>(JTBC)가 관련 보도를 39건 하는 동안, <한국방송>(KBS)은 11건, <문화방송>(MBC)은 4건, <에스비에스>(SBS)는 5건을 보도하는 데 그쳤다. 지상파채널들은 대신 청해진 해운, 선장·선원들을 사고의 원인으로 가장 자주 보도했다. ‘대통령·청와대·정부부처’를 사고의 원인으로 다룬 보도도 한국방송 4건, 문화방송 1건, 에스비에스 2건에 그쳤다. 반면 제이티비시는 8건, <조선일보>는 28건을 보도했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사고 과정·피해 현황·구조 수색 현황’과 관련해 ‘대통령의 지시 부재 및 대처’를 중점적으로 다룬 보도를 한 건도 하지 않았다. 반면 에스비에스는 10건을 보도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전국언론노조 간부 40여명이 14일 오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경기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한 뒤 김동훈 수석부위원장이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참회하고 반성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세월호 보도’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슈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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