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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보수언론, ‘어제’는 국정교과서 비판 ‘오늘’은 찬성 돌변

등록 2015-10-15 22:07수정 2015-10-16 10:44

<조선일보>가 14일 부터 보도하기 시작한 ‘한국사 검정 교과서 이것이 문제다’ 기획시리즈 모습. <조선일보> 갈무리
<조선일보>가 14일 부터 보도하기 시작한 ‘한국사 검정 교과서 이것이 문제다’ 기획시리즈 모습. <조선일보> 갈무리
현장에서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비판적이었던 보수언론들이 정부의 국정화 발표 뒤로 이전과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발행 체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묻어두고, “이참에 제대로 만들라”며 국정 교과서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교육부가 교과서 국정화 결정을 발표하자, <중앙일보>는 13일부터 ‘역사 교과서, 이참에 제대로’란 제목의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시리즈 첫회 기사는 “이참에 어지간해선 흔들리지 않는 수준 높은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진다”며, ‘진보·보수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교과서를 만들자’는 주장을 주로 담았다. 같은 날 사설에서도 “정부가 국정 교과서를 강행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하지만 이왕 발행하기로 결정한 만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시리즈는 ‘현행 검정 교과서들이 좌편향’이라는 정부·여당 쪽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13일치 ‘교과서에 숨은 편향… 박정희 사진 1장, DJ 4장, 김일성 3장’ 제목의 머리기사는 “이념과 정파를 달리하는 인물과 사건에 대한 좋고 나쁜 감정을 교묘하게 담은 뉘앙스의 차이”까지 들어 현행 교과서들이 ‘좌편향’이라는 주장을 부각시켰다.

불과 한달 전 이 신문은 ‘국정 발행’ 자체의 문제점을 짚으며 국정화 시도에 날 선 비판을 내놨었다. 9월4일치 ‘역사 교과서, 국정 발행이 대안이 될 수 없다’ 제목의 사설은 “(교과서) 국정은 ‘관제사관’을 주입하는 북한·베트남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 국정은 올바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신문들도 태도 변화가 확연하다. “다양한 교과서를 발행할 수 있게 하면서도 미래 세대가 올바른 역사관·국가관을 갖도록 집필기준과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9월10일치 사설)고 주장했던 <문화일보>는 14일 기획기사에서 “(역사학자들이) 집필에 참여하지 않아 보수 성향의 집필진만 있는 반쪽 교과서를 만들게 한 후 이를 비판할 가능성이 있다”는 교육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는 등 은근히 ‘집필 거부’ 역사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정화는 최후의 대안이어야 한다”(9월11일치 사설)던 <동아일보>는 지난 13일 ‘역사교과서 제대로 만들자’는 기획 시리즈를, “국정 교과서만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9월12일치 사설)던 <조선일보> 역시 14일부터 ‘한국사 검정 교과서 이것이 문제다’ 제목의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최원형 기자
최원형 기자
하지만 “국가가 역사해석의 권리를 회수”(이하경 중앙일보 논설주간 9월9일치 칼럼)해서 만드는 ‘관제사관’으로는 결코 제대로 된 교과서를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보수언론이 잘 알지 않는가.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자칭 ‘공산주의 감별사’ 고영주, 유신시절로 돌아가고 있는 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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