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징계무효소송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시곤 전 보도국장 주요 발언
“홍보수석 임무라는 주장은 난센스…
청문회 자리 마련되면 모두 밝히겠다”
“홍보수석 임무라는 주장은 난센스…
청문회 자리 마련되면 모두 밝히겠다”
김시곤 전 <한국방송> 보도국장이 6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징계무효 소송 항소심을 전후해 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주고받은 응답과 법정 안에서 진술한 내용을 정리했다.
■ 법정에 들어가기 전
-외압 논란에 대하여?
“통화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는다. 제 전화번호를 알고 있으니까 통화는 할 수 있다. 통화 내용, 그러니까 뭘 얘기했는지, 통화를 통해서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는지 이게 일종의 포인트다. 케이비에스는 국민들로부터 수신료를 직접 받는 국민의 방송, 더 나아가서 국민을 위한 방송이다. 따라서 케이비에스의 역할은 권력의 견제와 감시가 매우 중요한데, 과연 그들이 케이비에스 역할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게 핵심 포인트다.”
-청와대에서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라고 반응했는데?
“그건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생각하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케이비에스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방송이어야 되는데 과연 그런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저를 포함한 케이비에스의 구성원들은 상당한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그 외에도 근본적으로 제도적 문제점은 없는지, 다시 말해서 정부 여당이 일방적으로 사장을 선임하는 지금의 제도를 이대로 놔둬야 하는지 국민들과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이걸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정쟁으로 몰아가지 말고 근본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개선점을 찾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
-보도 통제나 보도 개입으로 받아들였다는 말인가?
“저희 회사 동료들이 어제 성명서를 썼는데 제가 그 기자들을 대표하는 자리(보도국 책임자)에 있었다. 생각은 비슷하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
-일각에서는 이정현 수석이 부탁한 거라고 하는데?
“나머진 청문회 같은 공식적인 자리가 마련되면 출석해서 다 밝히겠다.”
■ 법정에서 나온 뒤
“세월호 특조위가 고발하기 전에 언론노조에서 고발해 제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녹음 기록 등은) 다 제출된 자료라서 언젠가는 밖으로 나갈 것이기 때문에 공개 여부를 김주언 전 케이비에스 이사에게 일임하고, 적절한 시기에 공개해도 좋다고 했다. 아마 세월호 특조위가 마감이 돼서 그때 공개한 듯하다.”
-보도 개입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박근혜 정부 인수위 시절부터다.”
-1심 패소하고 항소한 건데.
“기다려봐야죠,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청와대 보도 개입을 거부할 생각은?
“내용 보면 아시죠.”
-이명박 정부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더 심해졌다는 것인가?
“이명박 정부 당시엔 보도국장이 아니었다.(실상을 알지 못한다.)”
-부장 아니었나?
“부장들은 잘 알 수가 없죠.”
■ 법정에서
김시곤 쪽 주장 청와대 홍보수석이 사실상 보도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개입했던 정황 등에 비춰보면 김시곤 전 국장의 사퇴에도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징계 사유가 된) 기자회견을 연 것은 개인적인 것을 모면하려는 것보다는 방송의 공정을 위한 차원에서 한 것이다. 방송 내부의 인사가 방송의 공정보도를 위해 권력이나 사장으로부터 부당한 지시나 개입이 있을 때 그 부분에서 굴종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징계 사유로 인정된다면 방송의 공정보도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한국방송 쪽 주장 김 전 국장의 발언이 사익적 목적인지 공익적 목적인지가 쟁점이다. 김 전 국장은 ‘비망록’ 이외에는 별다른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고, 최근 녹취록을 보면 오히려 길환영 전 사장을 통하지 않고 청와대 쪽과 친밀한 관계에서 서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국장이 길 사장의 부당함에 항거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했는지 의문이다. 보도 개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김 전 국장의 기자회견 발언은 부적절했고 징계사유로 정당하다는 것이 1심의 판단이다.
김시곤 발언 2014년 5월9일 기자회견 35분 남기고 갑자기 길 전 사장이 날 호출해서 기자회견 하지 말라고 했다. 청와대에서 사표를 내라고 지시가 내려왔다, 대통령의 뜻이니 거절하면 자신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 그 전날 세월호 유가족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도록 결정했었는데, 그것을 갑자기 변경하고 내게 사표를 내라고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박준우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영선 민주당 대표를 찾아가 ‘케이비에스에 전화를 넣은 결과 김시곤 보도국장이 사직하게 됐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이는 길 전 사장도 내게 실토했고, 박준우 수석까지 자기 입으로 얘기했던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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