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사 성폭력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 캠페인의 상징인 하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침묵을 깨고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국민 88.6%가 지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미투’ 운동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성폭력 피해와 사회 전반의 인식에 대해 설문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20~50대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 결과 ‘미투’와 ‘위드유(당신과 함께 하겠다)’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88.6%(강력히 지지 32.8%, 지지하는 편 55.8%)로,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미투 운동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비율은 여성(38.6%)이 남성(27.2%)에 비해 높았다. ‘미투’ 운동의 인지도도 75.2%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히는 사람들에 두고 응답자 다수인 73.1%가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피해를 당한 사실로 인해 안쓰럽다’(21.6%)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미투’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라는 비율이 61.7%로 가장 높았다.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들이 밝혀지고 그들이 정당한 처벌이나 징계를 받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서’(44.4%),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이미 공개한 사람들을 지지하거나 그들의 용기에 힘입어서’(39.8%)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 누르면 크게 보입니다.)
‘미투’ 운동의 실효성과 전망에 관해서도 긍정적 답변이 대다수였다. 응답자에게 5개 질문을 제시하고 각각에 대한 동의 정도를 물었는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움’(89.3%) ‘성폭력을 성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을 높임’(84.4%),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정당한 처벌, 징계로 이어짐’(80.7%) 방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응답자 다수는 ‘우리 사회 성폭력 전반’과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을 심각하다고 봤다. 두 문제가 심각하다는데 동의하는 비율이 각각 93.7%, 96.2%였다. 특히 두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성폭력 전반’(여성 63.7%, 남성 34.1%)과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여성 66.7%, 남성 45.2%) 부문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권력관계에 의해 발생하는 성폭력이 매우 심각하다’는 인식이 가장 높게(62.1%) 나타났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