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이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 개발 찬성조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제단은 10일 ‘추기경의 궤변’이라는 성명에서 사제단은 추기경이 개발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한 발언 것에 대해 “주님의 예언자들은 훗날의 멸망을 내다보고 당장의 회개를 촉구했다”며 정 추기경의 말이 “거짓 예언”으로, “4대강 공사 때문에 빚어진 교회분열의 가장 큰 책임은 추기경”이라고 비판했다.
사제단은 이어 “노골적으로 정부를 편들어야만하는 남모르는 고충이라도 있는 것인지 여쭙고 싶다”면서 “시중에 나도는 4대강 난개발과 명동성당 ‘불법개발’이 한 통속이라는 소문이 자꾸만 솔깃하게 들린다”고 밝혔다. 명동성당 개발을 허가 받는 대가로 4대강 개발을 찬성하는 발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지위 체계에 절대 순명하는 가톨릭의 특성상 사제단들이 추기경에 대해 공식적인 비판에 나선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고된다.
사제단은 그럼에도 공식 비판에 나선 이유에 대해 “고령을 감안하고 막중한 직무를 존중해 추기경에 대한 쓴 소리는 삼가고 삼갔다”고 전제한 뒤 “최근의 언행이 생명과 평화라는 보편가치에 위배되고 사도좌의 가르침마저 심각하게 거스르고 있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특히 정 추기경이 ‘주교단이 4대강을 반대한게 아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주교회의의 결정을 함부로 왜곡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사제단은 ‘4대강이 토목공사하는 사람들이 다룰 문제지 종교인의 영역이 아니다’고 한 것과 관련해 “주교회의는 4대강 사업 초기부터 정의평화위원회 산하 환경소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여러 차례 경청했으며, 지난 봄 닷새에 걸쳐 총회에서 전국 교구 주교들과 수도회 아빠스가 모여 이 문제를 깊이 검토하고 논의한 끝에 마침내 올해 3월 12일의 결론을 주교단의 이름으로 내놓았던 것”이라며 “추기경은 주교회의의 분별력을 경시했고 그 정도의 판단행위마저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제단은 “작년 말 정부가 4대강 공사를 기습 강행하면서 찬반양론에 시달리던 교회는 춘계주교회의의 결의 이후, 빠른 속도로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다소 이견이 분출되기도 했으나 ‘신앙의 유권적 학자요 스승으로서 주교들이 한국교회의 모든 백성들에게 드리는 주교단의 일치되고 공통된 가르침이니 신자라면 당연히 순명하고 지켜야 한다’는 강우일 의장주교의 말씀으로 대부분의 잡음은 잦아들고 있었는데 추기경의 발언이 나오면서 신자들은 다시 우왕좌왕했고 찬반진영의 갈등이 심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사제단은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평화의 경론’이나 벼랑 끝에 몰린 생태계를 살리는 ‘생명의 지혜’는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남북대화를 촉구하고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던 교황들의 심정을 대변해야 할 추기경이 대중의 흥분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미움이나 부추기는 골수 반공주의자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으니 이는 교회의 불행”이라고 진단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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