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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교황의 밥상엔…15일 점심엔 갈비탕

등록 2014-08-15 19:26수정 2014-08-15 20:51

교황의 밥상엔…
교황청대사관 식당서 거의 해결
빵 즐겨먹어…치아바타 등 준비
15일 낮 12시, 58년 전통의 빵집인 대전 성심당 직원 2명이 50인분가량의 빵을 싣고 서울행 케이티엑스(KTX) 열차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숙소인 서울 종로구 궁정동 교황청대사관에 납품할 빵이다. 이날 오전 교황은 케이티엑스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와 미사를 집전했다. 성심당 생산팀 박삼화 부장은 “(교황 방한 전날인) 13일에는 호두가 들어간 식사 전용 빵을 드렸는데, 교황청 쪽에서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빵을 요청해 호밀빵을 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방한 기간에 ‘1000㎞ 일정’을 소화하는 교황의 ‘일용할 양식’은 어떻게 구성될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대전)과 17일(충남 서산) 한식으로 준비된 점심을 빼고는 끼니를 서울 교황청대사관 안 식당에서 해결한다. 전속 요리사는 없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와 요식업계 말을 들어보면, 교황의 식사는 고국인 아르헨티나와 바티칸이 있는 이탈리아의 풍미가 물씬 나는 소박한 음식들로 준비됐다. 교황청대사관 식사에는 담백한 맛의 치아바타빵과 비스코티(두번 구운 이탈리아식 비스킷)가 준비된다. 교황은 빵을 즐겨 먹는다.

성심당은 제빵사 4명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이들이 밤새 빵반죽을 했다. 13일에 이어, 15일 새벽 6시와 낮 12시에 교황청대사관으로 막 구운 신선한 빵을 보냈다. 성심당 쪽은 “유럽 기준에 맞춰 효모를 전혀 넣지 않고 18시간 이상 저온숙성해 만들었다”고 했다. 식사 전용 빵 말고도 호두파이, 사과타르트, 블루베리머핀, 레몬마들렌, 옥수수머핀 등 디저트케이크와 비스코티도 준비했다.

고기도 빠지지 않는다. 15일 대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한 교황은 점심으로 참나무숯으로 구운 숯불갈비와 갈비탕을 먹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아사도’라는 이름의 바비큐가 유명하다. 한국 갈비처럼 양념에 재웠다가 굽는 게 아니라 허브로 간단히 양념한 뒤 오일을 발라 굽는다. 유럽 요리 전문 레스토랑 ‘루이쌍크’의 대표인 이유석 셰프는 “참나무숯으로 구운 숯불갈비라면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을 위해 매우 좋은 선택”이라고 했다.

서산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하는 17일 점심에는 이 지역 특산물인 육쪽마늘을 곁들인 한우등심구이가 나온다. 서해에서 잡은 낙지와 지역 쌀 브랜드 ‘뜸부기와 함께 자란 쌀’로 만든 낙지죽도 준비됐다.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 때 사용하는 미사주는 롯데주류의 마주앙 미사주가 쓰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는 매년 연말에 750㎖짜리 와인 30만병을 한국 천주교 쪽에 납품한다. 경북 경산에서 그해 8월 수확한 포도로 만든다. 롯데주류는 “한국 천주교에 미사주는 우리만 납품하는데,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마주앙을 쓸지는 천주교 쪽과 밝히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말을 아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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