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도 성관계할 수 있지만, 그걸 할 깨끗하고 안전한 장소는 어디에도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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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의 요청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룸카페를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여가부는 밀폐된 룸카페에선 원치 않는 신체접촉, 학교폭력, 불법촬영과 같은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청소년이 출입해선 안 된다고 설명합니다. 청소년단체는 청소년의 성관계를 차단하겠단 발상이라며 반박합니다. 룸카페를 못 가게 하면 청소년이 안전해질까요? 그들은 정말 성관계하면 안 되는 걸까요? 중학교에서 성 평등 교육을 해온 A 교사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청소년은 성관계해선 안 된다는 법은 없잖아요. 룸카페에서 청소년이 성행위를 하면 안 되는 건가요?
A 교사: 성인처럼 청소년도
둘만의 공간에서 충분히, 동등하게 합의하면 성적인 실천, 그러니까 성행위를 할 수 있어요. 다만 여성 청소년은 2차 성징이 끝나기 전 성 경험을 할 경우 여성 질환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해도 돼’, ‘해야 해’라고는 말하진 못해도, ‘할 수 있다’곤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의학적 문제가 없다면 못하게 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죠. 다수가 드나드는 룸카페에서 학생들이 성행위 하는 게 저도 걱정되거든요.
[The 2] 청소년이 성 실천을 할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곳이 있을까요?
A 교사: 없습니다. 요즘 룸카페 아니면 가족이 잠깐 비운 집, 법적인 보호자가 거의 안 들어오는 아지트 같은 집에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청소년이 모이는 아지트는 더 청결하지 않고 학교폭력과 같은 위험에 더 취약할 텐데…. 룸카페가 막히면 그런 곳으로 더 갈 수밖에 없겠죠.
차라리 안전하고 깨끗한 집을 제공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부모가 슬쩍 집을 비워줘선 안 되고. 이런 상황에 대비해 평소에 사전 작업을 해놓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상대방 동의는 언제든 철회될 수 있다.’ ‘피임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The 3] 정부는 왜 이렇게까지 룸카페를 안 좋게만 볼까요?
A 교사: 청소년을
무성적인 존재로 보거나, 반대로 성과잉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성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를 것이다.’ ‘호르몬 때문에 성인보다 더 왕성할 것이다.’ 시각은 다른데 둘 다 부정적이잖아요. 청소년은 그 중간 어디에 있을 거고, 개인마다 다를 텐데 그걸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 것이죠.
정부가 룸카페를 단속하면 당장은 그들이 생각하는 청소년 일탈 행위가 줄어들겠지만 지속 가능하진 않을 거예요. 강하게 금지하면 청소년은 호기심 때문에 어떻게든 그 통로를 더 뚫으려고 하거든요.
[The 4] 청소년이 성인처럼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엔 아직 미성숙하단 시각도 많습니다.
A 교사: 청소년이라는 동질집단에선 충분히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어요. 원하면 임신과 출산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윤리적으로 잘못된 게 아니에요. 다만 미성년자와 성인 간의 관계는 좀 다릅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건 경험이 더 적은 거니까, 경험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약취·유인당할 수 있어요. 그래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금 어른들이 걱정하는 건 청소년이 원치 않는 임신, 임신중지, 출산, 학업중단에 내몰리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도 캐나다·핀란드처럼 유치원 때부터 성에 어떤 효용이 있는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주면 청소년도 좀 더 안전하게 성을 누릴 수 있을 거예요.
[The 5] 피임만 확실히 할 수 있게 해도 좋을 텐데요.
A 교사: 청소년도 교복 입고 편의점·약국에서 콘돔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피임 실천율이 65.5%로 여전히 낮아요. 피임한다면서 콘돔을 재사용하거나, 질외사정을 하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사러 갔을 때 받는 시선도 불편하고, 돈도 드니까 접근을 잘 못 하는 것 같아요.
콘돔은 접근성이 높아야 하는 물건이니까 코로나 19 때 보건소에서 마스크를 나눠주는 것처럼 콘돔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프랑스는 올해부터 18~25살 청년에게 콘돔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더라고요.
▶▶[The 5]에 다 담지 못한 룸카페 단속 과정, 청소년 반응, 청소년 보호법의 문제점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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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