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상 돌봄 서비스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립 위기에 놓인 중장년층과 가족 돌봄을 책임지는 청년층(영 케어러·Young Carer)이 이르면 8월부터 정부가 제공하는 돌봄·가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정부 돌봄 사업이 노인·장애인·아동·저소득층을 주대상으로 해온 탓에, 나홀로 아픈 중장년층이나 이른바 ‘영 케어러’들은 또다른 복지 사각지대로 꼽혀왔다. 이용 대상은 서비스 필요도에 따라 선정되며, 소득 수준에 따라 돌봄 비용 일부나 전부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5일 돌봄이 필요한 중장년과 가족돌봄청년(영 케어러·Young Carer)에게 ‘일상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돌봄 필요 중장년은 만 40∼64살 중 질병·부상·고립 등으로 혼자 일상생활이 곤란하거나, 가족·친지로부터 돌봄을 받기 어려운 경우다. 가족돌봄청년은 부모·조부모·형제자매·친척 등을 돌보는 만 13∼34살 청년층이 대상이다.
서비스는 가정을 방문해 돌봄·가사 등을 지원하는 ‘기본 서비스’와 식사·영양관리, 심리지원, 간병교육, 교류 증진 등을 수요에 맞춰 제공하는 ‘특화 서비스’로 구성된다. 기본 서비스를 월 12시간 이용하면 특화 서비스를 최대 2개, 기본 서비스 시간이 월 36시간이면 특화 서비스를 1개 추가 이용할 수 있다. 혼자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면 특화 서비스 없이 기본 서비스를 월 7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소득에 따라 본인 부담 비율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월 63만6000원(월 36시간)인 기본 서비스 비용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전액 무료이지만,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1인 가구 월 207만7892원)의 120% 이하면 6만3600원(10%), 120% 초과∼160% 이하면 12만7200원(20%)을 내야 한다. 160%를 초과한 중산층 등은 비용을 모두 본인이 부담한다. 월 이용료가 12만∼25만원 선인 특화 서비스는 본인 부담 비율이 5∼100%로 설정됐다.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사람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대상자는 소득 수준보다 서비스가 필요한 정도에 따라 선정된다. 중장년은 고독사 고위험군 등에게 우선 제공하는 게 원칙이다. 정부는 가족·친지 동거 여부나 질병·부상·장애 유무 등을 따진다. 대상자는 지역 내 서비스 제공기관을 이용하고, 발급받은 이용권(바우처)으로 결제하면 된다. 이달 중 지방자치단체별로 누리집을 통해 사업 시기를 안내한 뒤, 8월부터 신청을 받을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서대문구(가족돌봄청년)와 부산 영도구(돌봄 필요 중장년) 등 전국 12개 시·도 37개 시·군·구부터 시작한다.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예산 196억원을 들여 최소 6000명 이상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돌봄에서 소외돼 온 가족돌봄청년이나 중장년층에게 최초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단계적으로 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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