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의 다가구 주택 옥탑방에 거주하는 김미숙(44·가명)씨가 22일 밤 거실에 촛불을 켜 놓고 앉아 있다. 자녀 둘과 함께 살고 있는 김씨는 지난겨울 난방용 전기 사용이 급증해, 140여만원의 전기료를 체납하는 바람에 올해 초부터 전기가 끊겼다. 한전 집계로는, 김씨처럼 전기료 체납으로 단전을 하루 이상 경험한 가구는 2005년에만 전국적으로 17만4434가구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광주에서 단전 가구 여중생이 촛불을 켜놓고 잠들었다 불이 나 숨진 사고도 있었다. 4년째 ‘빛 한줄기 희망기금’을 통해 저소득층 가구의 연체 전기료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아름다운재단’의 배현주 간사는 “에너지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 지원은 민간 재단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에너지 기본권 차원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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