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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빈민 자활 활동때 전문직 퇴직자 도움 절실했죠”

등록 2016-04-17 18:57수정 2016-04-17 18:57

[짬] ‘4060’ 인생재설계 전문가 남경아 서북 50+캠퍼스 관장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는 지금의 5060세대를 제2 성인기로 명칭했다. ‘수명 100세 시대’,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앞선 세대와는 다른 삶의 환경과 맞서고 있다. 일터에선 나와야 하는데, 몸은 여전히 쓸 만하고 남은 시간은 아득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물음에 답을 주기 위해 지난 10년 동분서주한 이가 있다. 남경아(47) 서북 50플러스캠퍼스 관장이 그 주인공이다. 남 관장을 지난 11일 서울 불광동 서울혁신파크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울 50+재단, ‘4060’ 위한 캠퍼스
2020년까지 서울 6곳에 열어
1호 서북캠퍼스 내달 본격가동
3개 학부에 공간, 활동 지원도

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 사업 주역
“삶의 전환기에 체계적 지원 필요”

남경아 서북 50+캠퍼스 관장. 사진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남경아 서북 50+캠퍼스 관장.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서울시가 만든 서울50플러스재단은 4060세대의 인생 재설계를 위한 교육과 지원을 목표로 2020년까지 모두 6개의 캠퍼스를 세울 계획이다. 5월 본격 가동하는 서북 50플러스캠퍼스가 1호다. 캠퍼스란 이름에 걸맞게 세 개(인생재설계학부, 커리어모색학부, 일상기술학부)의 학부를 두고 있다. 각 학부는 입문, 전문, 심화 과정으로 나뉜다. 모두 마치면 제2의 인생으로 나아갈 든든한 밑천을 갖추게 된다. ‘비영리단체 설립운영과정’ ‘국제개발과 사회적 경제’ 등의 전문 강좌를 포함해 여행기획자나 아이티전문가 양성과정 등 전직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 여럿 눈에 띈다.(sb.50campus.or.kr) 재단은 행정자치부 타당성 검토를 끝냈고, 지금은 보건복지부 설립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남 관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희망제작소를 설립한 2006년 11월에 해피시니어 프로젝트 팀장으로 이 신생 엔지오에 합류했다. 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희망제작소를 떠나며 이런 말을 했다. ‘희망제작소를 만들 때 꾼 꿈이 있다. 이 가운데 원 없이 해본 게 바로 해피시니어다.’ 4060세대가 퇴직 뒤 공익적 성격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을 통해 후원자 구실을 한다는 게 해피시니어 사업의 기본 발상이다. 이 활동의 중심에 남 관장이 있었다.

그가 2014년 희망제작소를 나올 때까지 직접 상담하고 교육한 시니어는 천여명 정도 된다. 2007년 9월 ‘행복설계아카데미’ 1기가 시작된 이후 수료생들의 절반가량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했다. 수료생들이 직접 만든 공익단체나 사회적 경제 조직도 12개나 된다. “2009년에 12명이 각 300만원을 출자해 마이크로크레디트나 소기업 컨설팅을 위한 단체인 ‘희망도레미’를 만들었는데요. 지금은 출자자가 40명으로 늘었어요. 고용노동부가 그 뒤 사회공헌 일자리를 제도화한 데는 이런 성과도 영향이 있었겠죠.”

남 관장은 2014년 6월 재선한 박 시장한테서 “서울시 중장년 세대를 위한 캠퍼스 밑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당시 그는 희망제작소를 나와 다른 공익적 활동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는 그해 8월 ‘서울시 50+재단 및 50+캠퍼스 설립 추진 실행연구’ 보고서를 만들었다. 지난해 4월부턴 민간전문가 자격으로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단장을 맡아 50플러스 사업의 정책연구와 콘텐츠 개발을 해왔다.

남 관장은 인생 첫 월급을 1991년 참교육학부모회에서 받았다. 사범대 출신으로 교직 진출을 갈망했으나 여의치 않자 차선으로 교육엔지오 활동가를 택했다. “돈봉투 없애기 운동이나 육성회비 반환 청구 소송 등의 사업이 기억납니다. 모니터국이나 학부모상담실도 만들고 그때 많은 일을 했었죠.” 그는 “학부모회 지역 활동을 통해 마을 운동을 만난 게” 지금의 인생이모작 일을 하는 데 큰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마을 사업에 관심이 생겨 대학원(한신대)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했고, 취약계층을 위한 자활사업에도 뛰어들었죠.” 2003년부터 3년 이상 성공회 나눔의집에서 운영하는 서울관악자활지원센터 실장으로 일했다.

“자활이란 게 취약계층 일자리 만드는 일이지요. 주민들과 밤을 꼬박 새우면서 도시락 만개를 만들기도 했어요. 가방에 명함을 가지고 다니면서 결혼식 뷔페 음식 수주도 했고요.” 그때 그는 이런 생각을 했다. ‘힘들게 일해도 남는 게 별로 많지 않은데, 경영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 도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희망제작소가 해피시니어 사업 책임자를 찾을 때 그가 ‘전문경력 퇴직자와 사회적 기업의 만남’이란 그림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체험이 뒷받침되어 가능했다.

4060세대에게 가장 많이 했던 조언은 뭘까? “사회공헌 일자리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 같아요. 일이 좋은데도 인간관계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수평적 대화 경험이 부족해서죠. 일이 선할 뿐이지, 어떤 일이든 일과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같아요.”

그는 인생 전환기에 다른 분야에서 일할 때는 “1년 정도의 절대적 적응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아이비엠 같은 회사는 퇴직 전 1~2년 원하는 직원들에게 공익단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요. 우리 대기업들은 대부분 300만~400만원 정도 전직을 위한 교육지원금을 주는 게 고작이죠.” 그는 “삶의 전환기에는 이전과는 다른 관계망과 학습, 경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그가 하는 일이다.

그는 캠퍼스 사업 가운데 상담과 교육은 50%에 불과하다고 했다. “교육 이후의 지원 활동이 중요합니다. 캠퍼스에서 4060 중장년층의 스타트업 기업이나 단체들을 위한 공유 공간을 제공하고 커뮤니티 그룹 100곳을 선발해 약 50만~100만원씩 지원금도 줄 생각입니다.” 서북 캠퍼스의 연간 예산은 20억원이며, 담당 직원은 18명이다.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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