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개최된 제21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교육부 제공
‘스쿨 미투’와 엔(n)번방 사건 등의 후속책으로 교육부가 오는 10월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특정 집단이나 샘플이 아닌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12일 오후 제21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어 교육 분야의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며 이렇게 밝혔다.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학생 360만여명으로,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1학기부터 조사 시점까지 학생 본인이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보았거나 가해 경험이 있는지 등에 관해서다.
먼저 예비조사를 시행해 전수조사 문항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에 이달 안에 중·고교 각 한 학급씩을 대상으로 1차 예비조사를, 다음달에는 초·중·고 각 1~2학급을 대상으로 2차 예비조사를 진행한다. 이어 10월에 전국 실태조사를 하고 12월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스쿨 미투 운동이 터져 나오고 엔번방 사건 같은 디지털 성범죄들이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계획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스쿨 미투 이후 정책 수립을 위해 샘플조사를 했고, 지난해 엔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 성폭력에 대응한 조사도 시행했다”며 “계속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피·가해자 모두에게 교육적 개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고, 정책 수립에 자료로 마련하고자 전수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초·중·고교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성폭력 대응의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대학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 실태조사’를 대학 정보공시와 연계한다고 밝혔다. 올해 대학 정보공시 항목에 대학 460개교를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에 대한 조직, 인력, 사건처리 규정 제정 여부 등 운영 현황을 반영해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교육부는 유치원 공공성 강화와 사립유치원 지원 방안의 추진 상황도 점검했다. 교육부가 지난 7월20~24일 학부모·교원 5400여명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어려운 점으로 국공립 교원은 행정업무 (86.9%) , 코로나19로 인한 업무 가중 (85.9%)을 주로 들었지만 사립교원은 출산휴가를 포함한 육아휴직 제도 활용(82.9%)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교육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노력과 국회의 유치원3법 통과로 인해 공공성이 개선됐다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학부모( 87.8%)와 교원(85.1%)이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학부모는 방과후 과정 운영 내실화(35.2%)를, 교원은 국공립유치원 신증설(28.8%)을 가장 시급한 개선 사항으로 답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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