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우 |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
정시 지원을 앞둔 고3 ㄱ학생은 수학과로 진학을 희망하는데, 목표 대학 합격 가능성을 정확하게 점검하고 싶다. ㄱ학생의 수능 점수(표준점수/백분위)는 국어(언어와 매체) 117/78, 수학(미적분) 132/94, 화학Ⅰ 60/84, 지구과학Ⅰ 60/80, 영어 2등급, 한국사 2등급이다. 군별 지원을 가늠하기 위해 계산한 표준점수 합(국어+수학+화학Ⅰ+지구과학Ⅰ)은 369점, 백분위 합(탐구는 2과목 평균)은 254점이다.
국·수·탐 표준점수(백분위)와 영어 등급 기준으로 찾아본 대학은 가군 광운대(수학)는 안정 지원, 국민대(정보보안암호수학)와 인하대(수학)는 도전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나군은 건국대(수학)와 동국대(수학)는 도전 지원, 세종대(수학통계)는 안정 지원이 가능하다. 다군은 숭실대(수학)와 아주대(수학)는 적정 지원, 인천대(수학)는 안정 지원을 고려해볼 수 있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수준을 고려했을 때 영어는 2등급으로 충분하다.
목표 대학인 건국대가 도전 지원 수준이라는 말에 ㄱ학생과 어머니는 매우 당황한 눈치다. 수능 점수가 아닌 대학별 환산점수를 통해 합격 가능성을 점검해야 정확하지 않으냐고도 묻는다. 대학별 활용지표, 영역별 반영비율, 영어·한국사 등급 반영, 가산점 등 수능 반영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환산점수로 지원자 점수와 배치 점수를 비교하는 것은 정시의 기본이다.
건국대(나군) 환산점수는 ㄱ학생 698.2점(1000점 만점), 예상배치점 716점으로 17.8점이 부족하다. 탐구는 백분위 기준 변환표준점수로 보정하기 전 점수이다. 대학별 환산점수를 보면 안정 지원은 광운대(가군), 세종대(나군), 인천대(다군)가 있고, 소신 지원은 인하대(가군), 숭실대(다군), 아주대(다군)로 볼 수 있다. 도전 지원은 국민대(가군), 건국대(나군), 동국대(나군) 등이다.
건국대와 동국대는 국·수·탐(표준점수) 정시 배치 기준 점수가 높아 ㄱ학생 점수를 대학별 환산점수로 바꿔도 여전히 부족하다. 국민대는 백분위를 반영하고 다른 대학에 비해 수학 반영비율이 낮은데, ㄱ학생의 경우 표준점수보다 백분위가 낮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학 성적을 잘 활용하지 못해 불리하다. 한데 수학 반영비율이 35%인 광운대, 세종대, 숭실대, 아주대는 대학별 전형 점수로 환산하면 유리해지고, 인천대는 수학 35%, 과탐 30%를 반영하기 때문에 더욱 유리해진다.
정시는 군별로 지원 기회가 한번씩 주어지기 때문에 유리한 환산점수를 찾아내야 한다. 지원 기회를 모두 안정 또는 도전 지원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안정, 적정, 도전 등 군별로 분산 지원해야 최초 합격과 추가 합격을 통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ㄱ학생에게 목표 대학인 건국대를 반드시 지원하는 조건으로 가군 광운대, 나군 건국대, 다군 숭실대를 각각 추천했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 지원 점검과 최종 판단은 오롯이 ㄱ학생의 몫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