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경문고등학교 측면이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중부지방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로 학교와 교육지원청 등 90곳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 학교가 방학 기간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산사태로 토사와 수목이 학교 안까지 밀려들어 오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10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경기·인천·강원·세종 지역의 유·초·중·고·특수학교와 교육지원청, 교육원 등 총 90곳이 침수와 누수 피해를 입었다. 이 중 3분의 1인 28곳이 이번 집중호우 기간 피해가 큰 동작구와 관악구에 있는 학교이다. 동작구 경문고의 경우, 지난 8일 오후 집중호우로 후문 주변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토사와 수목이 학교 담장 안으로 유입됐다. 경문고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에 “방학 중이라 학교에 교사와 학생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학교 옆에 작은 야산이 있긴 하지만 비 때문에 토사가 학교 안으로 밀려들어 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문고에서는 비가 그친 뒤 서울시교육청 등과 함께 복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10일 오후 폭우로 토사가 무너져 내린 서울 동작구 경문고등학교 측면에 출입 통제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동작구 동양중에서도 학교 축대가 붕괴하고 토사가 유출됐으며, 보라매초에서는 4층 복도가 침수됐다. 국사봉중에서는 정문 근처 정보화관 건물 뒤편 옹벽에 있는 나무가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호우가 지속할 경우 옹벽 붕괴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싱크홀(땅 꺼짐 현상)도 학교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번 중부 집중호우로 관악구에 있는 신림초 운동장에는 폭 3.5m, 깊이 1.3m의 싱크홀이 생겼다. 강남초에서도 본관 뒤쪽과 운동장 놀이 시설 부근에 싱크홀이 1개씩 생겼고 동작구 사당초 운동장에도 싱크홀이 생겼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일부터 학교 피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고, 자체적으로 지역사고수습본부를 꾸려 추후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복구 소요액과 학교별 지원 금액은 아직 산출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는 토사를 학교 밖으로 쓸어내고 싱크홀 주변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등 임시 예방 조치를 해놨다”며 “집중호우가 끝나면 다시 한 번 현장 점검을 하고 복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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