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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육퇴한 밤] 아이들에겐 피임법 알려줄 어른이 필요하다

등록 2022-09-29 20:00수정 2022-09-30 01:05

육아 동지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
김민영 성교육 전문기관 자주스쿨 대표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경계 존중’ 교육 필요
“자신의 경계 지키고 타인 이해하는 첫걸음”
성교육 핵심은 ‘대화’…자녀 일상에 관심 둬야
“성 관련 고민 때 부모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질외사정 하면 임신 안 돼요.”

“(성관계) 하고 나서 바로 씻으면 괜찮아요.”

29일 <육퇴한 밤>에서 만난 김민영 자주스쿨(성교육 전문기관) 대표가 중·고등학생들에게 들었던 잘못 알려진 피임법이다.

10여년간 전국을 누비며 성교육 강의를 해온 김 대표는 학교 강의를 나갈 때마다 콘돔을 챙겨간다. ‘학부모가 꺼린다’는 이유로 자세한 피임 내용은 언급하지 말라고 했던 과거와 달리, 학교에서 직접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콘돔 사용이 가장 중요하다’ 라고 알려줘요. 이 교육을 하면, ‘아이들이 호기심이 더 생겨 성관계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는데, 성교육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준비 없이 무분별하게 성관계를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잖아요.”

실제로 2019년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조사한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를 살펴보면, 청소년(중1~고3 대상)의 성관계 시작 연령은 평균 13.6살(2018년 기준)이다.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은 10년 사이 5.1%(2009년)에서 5.9%(2019년)로 증가했다. 고3 남학생은 100명 중 15명(14.6%)이, 고3 여학생은 100명 중 7명(7.2%)이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피임 실천율은 58.7%에 그쳤다.

&lt;육퇴한 밤&gt;에서 만난 김민영 자주스쿨 대표. &lt;알성달성 우리 아이 성교육&gt; 공동 저자.
<육퇴한 밤>에서 만난 김민영 자주스쿨 대표. <알성달성 우리 아이 성교육> 공동 저자.

김 대표는 최근 성교육에서 가장 많이 바뀐 개념을 ‘경계존중 교육’으로 꼽았다. 그는 “자신의 경계를 세우고 타인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는 훈련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배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교육의 핵심 내용은 가족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이에도 지켜야 하는 경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이가 7~8살이 되면, 목욕이나 잠자리를 분리해주고 가족들 사이에서도 옷차림을 신경 써야 한다. 타인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타인에게 몸을 보여주면 안 된다.

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다양한 세대를 만나 성을 이야기하는 김 대표는 첫 성교육은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실제로 영·유아 시기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에 관해 자주 묻는다. ‘아이는 어떻게 생겨요?’,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요?’ 이럴 때는 정확한 명칭을 사용해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아기가 됐어. 정자는 아빠의 몸에 있어. 아빠의 음경을 통해 정자가 밖으로 나왔고, 엄마의 자궁으로 들어가. 엄마의 자궁엔 난자가 있기 때문에 엄마의 질을 통해서 정자가 난자를 만나러 가는 거야.”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되면, 성관계 자체를 궁금해한다. 김 대표는 “행위와 관계에 집중하기보다 신중한 생각과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모의 사춘기 시절이나 연애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성과 사춘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게 좋다.

(왼쪽부터) 김민영 자주스쿨 대표와 김미영 기자, 박수진 기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육퇴한 밤> 화면 갈무리.

아이들에겐 성에 관해 묻고 이야기할 수 있는 믿음직한 어른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성교육의 핵심을 부모와 자녀의 ‘대화’로 꼽았다. 평소 일상 대화가 자연스럽게 되는 관계라면 성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는 아이의 관심사, 친구와 나누는 대화, 스마트폰으로 어떤 것을 즐겨보는지 등 아이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자고 했다. 아이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해주되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평소 아이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부모한테 찾아올 수 있도록 신뢰 있는 관계를 유지해두세요. 그렇게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과 관련해 어려운 문제가 생겼거나, 고민되는 게 있을 때 부모님을 찾아올 거예요.”

<육퇴한 밤>과 함께 한 이날 인터뷰엔 연령대별로 필요한 성교육 핵심 내용을 비롯해 청소년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피임법, 가정에서 가르쳐야 할 경계존중 교육 실천 방법도 묻고 들었다. 타인의 동의를 구하고, 거절을 받아들이는 힘을 길러줘야 하는 이유도 담았다.

끝으로 자녀의 성교육을 고민하는 <육퇴한 밤> 독자들을 위해 책 선물을 준비했다. 10월6일까지 유튜브 영상 댓글과 이메일 등을 통해 시청 소감을 남기면 된다. <한겨레>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북북 긁어드립니다>(@bookbook_scratch)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 정성스런 후기를 남겨준 독자 10분을 선정해 김민영 대표의 공저 책 <알성달성 우리 아이 성교육>(알에이치코리아)를 선물할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Q. 육퇴한 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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