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에 만족하거나 낙담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의 학습 완성도를 점검하고, 향후 학습 전략 수립을 위한 방향키로 삼아야 한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고3 이미진(가명)양은 지난 23일 첫 수능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보고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 겨울방학부터 최근까지 국·수·과탐 성적을 2등급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부에 매진했지만, 정작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이양은 “전년도 수능과 난이도가 유사하고 졸업생이 응시하지 않는 시험인데도 수학, 과탐 모두 4등급을 받았다”며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까지 원하는 대학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양처럼 모평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수능까지 앞으로 8개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물론 이번 시험이 자신의 실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기회이자, 자신의 성적 위치가 전국에서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시험이긴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과원이 주관하지 않고, 수능과 출제범위 등이 달라 입시적 측면에서 활용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이 ‘연습시험’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학습했던 부분의 정답 여부를 중심으로 학습 방법과 태도를 분석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즉, 이양처럼 성적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실전 경험을 쌓는다고 여기고 입시 준비 방향을 설계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다음 학평이나 수능 모평에서의 성적 향상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소장으로부터 ‘첫 학평 의미와 활용법’을 들었다.
입시 설계의 나침반으로 활용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공통+선택과목’ 체제로 치르는 첫 시험인만큼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난이도, 유불리 등을 대략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국어, 수학의 공통 및 선택 과목을 보는 순서, 시간 배분, 점심 시간 활용, 4교시 전 볼 자료 마련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자신만의 ‘시험 운용 원칙’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오답의 원인을 분석해 틀린 문제는 다시 풀어보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교과서 등을 적극 참고해야 한다”며 “오답이 많다면 문제풀이만 할 것이 아니라 개념 이해부터 다시 학습하는 등 기초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3월 모평 과목별 결과를 토대로 취약과목을 파악하고 보완방법을 고민하고, 수능 성적 향상을 위한 장기 목표와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정할 만들 필요가 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소장은 “수능 목표 점수와 등급을 정하고, 남은 기간 수능 영역별 학습 계획을 세우기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목표로 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자신이 입학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성적을 향상해야 하는지 점검하고, 영역·과목별 성적 결과를 바탕으로 수능 때까지 시기별 학습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양은 “전반적으로 문제푸는 시간이 부족해 이에 대한 대비를 더 해야 할 것 같고, 과탐 선택과목을 화학에서 생명과학으로 바꾸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실전문제 위주로 수능을 대비했는데, 교과서를 토대로 개념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가 헷갈리는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3 학생들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에 만족하거나 낙담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의 학습 완성도를 점검하고, 향후 학습 전략 수립을 위한 방향키로 삼아야 한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수능 때까지 시기별 학습법 짜야
11월 수능까지 전략적으로 공부 계획을 세울 필요도 있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1학기 동안에는 희망 대학 수능 반영 영역(과목)을 중심으로 공부해야 하되, 공부 비중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인문계 모집단위로 지원하고자 한다면 국어 > 수학 > 사회탐구 > 영어 영역의 비중으로, 자연계 모집단위로 지원하고자 한다면 수학(미적분/기하) > 과학탐구 > 국어 > 영어 영역의 비중으로, 예체능계 모집단위로 지원하고자 한다면 국어 > 영어 > 사회탐구 > 수학 영역의 비중으로 대비해야 한다.
유 소장은 “영역·과목별로 구체적인 일일 또는 주간 학습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며 “영역(과목)별 부족한 단원과 평가 영역 등을 파악한 뒤 영역(과목)별로 EBS 수능특강 교재와 함께 자신에게 맞는 자습서 또는 참고서를 1권씩 선정해 최소 2회 정도 반복 학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즉, 1학기 동안 공부했던 EBS 수능특강 교재와 자습서나 참고서를 영역·과목별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번 속독으로 복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한편, 여름방학은 영역(과목)별로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으로 수능 대비 학습 교화를 가장 높일 수 있는 시기다. 수능 기출 및 모의고사 문제 등을 비롯해 다양한 실전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