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고, 졸업생들도 응시해 자신의 성적 위치를 3·5월 학력평가보다 좀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수험생들은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수능 예비시험으로 삼고 대입 후반전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해 수능과 입시에 대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과목·영역별 구체적인 학습계획을 세워 수능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자신의 학생부, 6월 모평 성적과 올해 성적 추이, 향후 성적 향상 가능성을 분석해 수시 및 정시 지원 가능 대학들을 확인하고, 입시 전략의 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6월 모평 의미와 활용법’을 정리했다.
6월 모평은 수학 선택과목과 과탐Ⅱ의 경우 제한된 범위 내에서 문항이 출제되지만, 이를 제외한 영역은 모든 범위에서 출제된다. 수험생들이 시험 과정을 복기하고, 문항 분석을 해야 하는 이유다. 문항을 분석할 때는 단순히 어떤 개념이 출제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신유형’ 출제 유무를 봐야 한다.
김병진 소장은 “평가원은 6·9월 모평에서 신유형 문항을 출제한 뒤 이를 반영해 수능 문항으로 출제하는 만큼 신유형 문항이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주 출제되는 유형이나 개념은 물론 해당 개념을 묻는 방식도 파악해야 한다. 문제 풀이의 기본 개념은 동일하나, 묻는 방식만 살짝 변형해 수능에 출제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김병진 소장은 “자신이 취약한 유형이나 개념이 있다면 이를 보완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향후 학습 방향을 설계할 것”을 주문했다.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 과목·영역별 정확한 성적은 6월 28일 성적표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원점수는 가채점을 하면 바로 알 수 있는데, 이때는 수능 고득점을 위해선 모평 문항 및 오답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이치우 소장은 “틀린 문항들을 따로 정리해 취약한 문제 유형을 틀린 것인지, 실수로 틀린 것인지, 문제 난이도가 높아서 틀린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며 “취약한 문제가 틀렸다면 그와 유사한 문제들을 통해 취약점을 분석하고, 실수로 틀린 문제는 어디서 실수가 발생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문제의 난이도가 높은 경우는 그 문제에 사용된 개념이나 정답 도출 과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진 소장은 “풀었는데 틀린 문항의 경우 오답률을 통해 킬러 문항이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며 “오답률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틀렸다면 극복 방법을, 개념 학습이 부족했다면 어떤 교재와 강의를 활용할지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목별 출제 단원이나 문제 유형 등을 구분해 오답 이유를 분석하면 효율적인 학습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우연철 소장은 “특정 문제 유형을 틀리는 경우라면 유형별 공략법을 알려주는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개념 복습 후 유형별 문제집을 푸는 것도 방법”이라며 “시간 부족으로 인한 실수라면 평소 시간을 정해놓고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 하며, 유독 자주 틀리는 단원인 경우엔 개념 학습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성룡 소장은 “영어 영역의 빈칸 추론 부분에서 틀렸다면 이에 대한 학습법을 점검하고 집중적으로 보강해야 한다”며 “한 번 틀린 문항은 다시 틀릴 가능성이 크므로 영역·과목별 세부 항목별로 개념 이해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됐다. 사진공동취재단
6월 모평 결과를 국어·수학 영역의 선택과목 변경의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면 희망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과 가산점 부여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성룡 소장은 “수학 영역의 경우 2022·2023학년도 수능시험과 지난 3·5월 학평에서 미적분 응시자 성적이 더 높았다는 점만을 고려해 과목을 변경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확률과 통계에 응시한 수험생의 미적분으로의 변경은, 확통보다 수준이 높은 미적분 대비가 훨씬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절대 고려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 변경을 고려할 땐 ‘어느 과목이 성적이 잘 나온다’는 이야기만 믿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 유성룡 소장은 “선택 범위에 두고 있는 과목들의 6월 모평 문제들을 실전처럼 풀어보는 등 좀 더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한 다음 변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치우 소장은 탐구 과목 선택할 때에는 △학교에서 배웠거나 배우는 과목 △가장 자신 있는 과목 △가급적 응시 인원이 많은 과목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 원점수 기준 성적이 높은 과목 △학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목 등 다섯 가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 소장은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이나 정시모집 탐구 1과목 반영 대학을 노린다면 전략적으로 탐구 2과목이 아닌 1과목을 선택해 주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