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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낮에 모인 ‘육퇴’ 동지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등록 2023-06-19 16:18수정 2023-06-20 14:06

지난 17일 유튜브 육아채널 <육퇴한 밤> 공개녹화
사춘기 아이와의 소통 등 육아 고민 나눠
인터뷰 콘서트 ‘육퇴한 낮’에 초대된 정승익 교육방송 영어 강사(가운데).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인터뷰 콘서트 ‘육퇴한 낮’에 초대된 정승익 교육방송 영어 강사(가운데).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아이 때문에 화가 나 미치겠어요.”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사춘기는 아이의 발달과 성장에 중요한 단계지만 부모와 자식 관계가 어그러지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니 부모들은 아이의 입시 공부법 못지않게 사춘기 자녀와의 관계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엔 다양한 육아 고민을 가진 부모 70여명이 모였다. <한겨레> 창간 35주년을 기념해 열린 ‘육퇴(육아퇴근)한 낮’ 인터뷰 콘서트에 참가한 이들은 사춘기 아이와의 소통 방법을 비롯해 아이 공부 습관 기르는 법, 엄마의 마음 성장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함께 나눴다. 17년간 교사로 재직했던 정승익 교육방송(EBS) 영어 강사와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부모들의 고민을 듣고 문제 해결을 도왔다.

사춘기 아이들과의 관계 회복을 묻는 말에 김효원 교수는 “사춘기 아이들은 남을 배려하는 뇌 기능을 포함해 덜 자란 것이기 때문에 이 시기 부모님은 많은 것을 내려둘 필요가 있다”고 위로했다. 정승익 강사는 부모가 생각하는 원칙과 본질을 지켜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중학교 우리 아들이 나랑 너무 서먹하다 싶으면 서운하죠. 얼마나 힘들게 키웠는데요. 그렇다고 부모가 ‘너 내일부터 잘해’ 한다고 안 통하잖아요. ‘본질’을 지키는 게 중요해요. 엄마·아빠도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에겐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을 열심히 하고 있는지를 봐주며 공감해주세요.”

한겨레 창간 35주년 기념 인터뷰 콘서트 ‘육퇴한 낮’이 1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렸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한겨레 창간 35주년 기념 인터뷰 콘서트 ‘육퇴한 낮’이 1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렸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최근 사회 현상인 ‘의대 열풍’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의대 선호 현상은 늘 있었지만 요즘 학원가엔 ‘초등 의대 준비반’, ‘대치동 여름방학의 비밀’ 같은 홍보문구까지 등장했다. 정 강사는 “현역 고3이 의대를 가려면 비율적으로는 1만명 중의 8등 정도를 해야 한다”며 “기성세대가 아이들에게 ‘너는 돈을 벌 수 있고, 명예가 있고, 평생 할 수 있는 직장을 가져야 한다’는 분위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의사인 김 교수 역시 “우리 아이가 잘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그냥 나이 들어서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부모님들의 소망 탓에 아이들의 마음이 소중하게 생각되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공부든 운동이든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시킬 때 부모가 생각해 볼 두 가지 원칙을 알려줬다. “우리 아이에게 잘 맞는지를 보는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가 더 중요한데요. 언제든지 물러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셔야 돼요. 진료실에서 숨이 안 쉬어진다는 아이들을 종종 보는데요. 아이들이 힘들다는 신호를 보낼 때 그만둘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 마련된 ‘육퇴한 낮’ 인터뷰 콘서트장으로 입장하는 청중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 마련된 ‘육퇴한 낮’ 인터뷰 콘서트장으로 입장하는 청중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날 콘서트는 청중들의 열띤 질문이 이어지면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마지막 대화 주제는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수시로 변하는 입시정책과 과도한 사교육 열풍 속에서 아이도, 부모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입시까지 완주하려면 뭘 해야 할까.

정 강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경험, 독서의 기회를 부여하는 게 아이들에게 평생 갈 것”이라며 가족이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보내라고 제안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고 강조했던 김 교수도 청중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좋은 부모는 나와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늘 돌아보는 부모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돌아보다 보면 방향을 잃지 않고, 나와 아이를 위해 가장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육퇴한 낮’ 인터뷰 콘서트는 유튜브 육아채널 <육퇴한 밤>에서 7월 중 볼 수 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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