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육부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실에 들어서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초중고교 학교 행정 업무에 사용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 4세대가 지난 21일 개통된 이후 기말고사 답안지 유출 등 큰 혼란이 벌어진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 5000여건 가까운 시스템 개선 요구가 교육당국으로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0%가량은 아직 조처가 완료되지 않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공개한 ‘나이스 업무영역별 개선요구 및 조치현황’을 보면, 지난 21일 4세대 나이스 개통 뒤 모두 4729건의 사용자 개선 요구가 교육당국으로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무 영역 별로는 일반 행정 업무와 중간·기말고사 운영, 성적평가 등의 교무 업무가 각각 1953건과 1741건으로 가장 많았다. 학교행정과 공통관리 영역에 대한 개선요구는 각각 475건과 453건이었다. 접수된 개선요구 사항 가운데 72%인 3417건에 대한 조처가 완료됐으나, 28%(1312건)는 아직 오류가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사들이 크게 반발한 것은 문항정보표(답안지) 관련 오류다. 서로 다른 두 학교 교사가 동시에 각자 학교의 답안지 출력 버튼을 누를 경우, 출력 정보가 바뀌어 전달되며 타 학교 답안지가 인쇄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이같은 문제를 처음 확인한 22일 답안지 출력 기능을 중지했다. 이어 타 학교에서 답안지가 인쇄되는 형태의 시험 유출 가능성 등에 대비해 시험 문항과 답안의 순서를 변경해달라는 공문을 전국 학교에 보냈다. 급히 답안지를 수정하느라 기말고사가 연기된 학교도 나왔다. 하루 뒤 교육부는 출력물 생성 소프트웨어에 대한 시정 작업을 마쳤고 기말고사가 마무리되면 출력 기능을 다시 열겠다는 입장이다.
학생 개인정보가 이미 유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사노동조합연맹과 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생활기록부의 과목별 세부특기사항을 수정 중에 저장하고 다시 조회를 눌렀더니, 다른 학교의 학급 명단이 노출됐다”는 한 학교의 제보 내용을 소개하며 “학생 개인정보 배달사고”라고 지적했다.
새로 개통한 4세대 나이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사용자 설명서를 봐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나이스 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작업 매뉴얼을 새로 봐야 한다”며 “아직 제공 받은 매뉴얼이 없다. 개통 이후 오늘까지 나이스 사용자 지원 서비스 누리집에 접속해 매뉴얼을 받아보려 했으나 접속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용자 지원 서비스 누리집에 4세대 나이스 사용 매뉴얼과 참고 영상을 올려놨다”며 “일정 시간대에 시스템 부하가 걸린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빗발치는 개선 요구에 교육부는 4세대 나이스 안정화를 위한 개통상황실을 운영하며 학교 현장의 이용 상황을 점검 중이다. 교육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개통상황실에서 전국 19곳 나이스 운영센터의 시스템 운영 상태와 학교 현장의 이용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며 “지난 주말, 서버 증설과 시스템 성능 개선 조치를 했고 개통 7일 차인 지난 27일 전체 시도교육청의 4세대 나이스가 원활하게 작동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민감한 대입 관련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작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대입전형자료 생성 전체 과정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실시한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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